다사다년했던 2008년이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 마무리 되고 있다. 경제 한파 속에서 충북은 각 분야별로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다. 정부의 수도권규제완화 정책에 대한 저항과 함께 지역발전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아쉬움이 많았던 한 해였다. 이에 본보는 정치, 충북도정,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각 분야별로 한 해 동안 추진됐던 사안과 현상들을 되짚어본다. 편집자

제17대 국회의원선거가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충북이 여당에서 야당이 득세하는 지역으로 지역정계지도가 바뀌었다. 제16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시 열린우리당이 8석 모두를 싹쓸이하면서 한나라당이 큰 충격에 빠졌었다.

16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던 전통 보수진영인 한나라당은 절치부심 지난 4월 9일 실시된 17대 총선에서의 설욕을 기대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의 여세를 몰아 선전을 다짐했던 한나라당은 또 다시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번 총선에서 당시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은 청주 상당구와 청주 흥덕갑, 흥덕을, 청원, 음성·진천·괴산·증평, 충주에서 승리를 거뒀다. 자유선진당은 보은·옥천·영동에서 국회의원을 배출, 충북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제천·단양에서 1석을 만드는데 그쳤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보수층이 두터운 충북지역에서 두 번씩이나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적잖은 충격에 휩쌓였다.

이와는 달리 민주당은 호남지역 다음으로 많은 국회의원을 배출하면서 당내 입지를 확고히 했고 충북에서 교두보를 확보한 자유선진당은 기반확대에 나섰다.

이렇게 17대 총선이 민주당 압승으로 끝나기는 했으나 일련의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여전히 한나라당 지지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총선에서 선전한 두 야당의 지지도가 호전되지 않는 것이 이들 야당들의 고민거리이자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풀어야 할 큰 숙제로 남아 있다.

한나라당 역시 총선 패배 이후에도 당 지지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점에서 다소 안도하고 있으나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종 정책들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충북홀대론이 다시 불거졌고 그때마다 여당 국회의원이 1명뿐인 것에 대한 아쉬움이 터져나왔다. 8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7명이 야당이고 단 한 명이 여당의원이라는 점에서 결국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정책에 반영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강하게 표출됐다.

충북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이후 각종 정책적인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한나라당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들도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전통적으로 지방선거에 강해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충북지역은 현 정부가 지역홀대론을 불식시키고 어느 정도의 체면치레 수준의 정책적 배려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

이처럼 올해는 지역정계가 여당과 야당의 운명이 엇갈리고 이에 따라 충북의 현안들이 정책에 반영되는데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한 해였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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