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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 불어주세요 ~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를 맞아 도심 곳곳에서 음주운전 특별단속이 실시된 가운데 16일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앞 도로에서 둔산경찰서 관계자들이 주간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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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단속 중입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연말 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을 맞아 경찰이 전방위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도로에는 여전히 술에 취한 차량이 넘쳐난다.
16일 오후 2시. 대전경찰은 이날 낮부터 대대적인 음주단속에 나섰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를 맞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낮 시간부터 일제 단속에 돌입한 것.
2시 정각 단속이 시작되자 천연기념물센터 앞 도로에서 음주단속을 하는 의경들 앞에 멈춰선 차량들이 하나하나 통과의례를 하듯 의경들의 손을 거쳤다.
단속이 시작된 지 10여 분 남짓, 첫 음주 운전자가 적발됐다. 뒤차에 떠밀려 주춤주춤 다가오는 모습만 봐도 음주운전 티가 난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50대 운전자가 의경이 내민 감지기에 바람을 불어넣자 감지기에서 여느 운전자와 다른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경찰관이 '잡아'라고 소리치자 의경과 경찰들이 순간 차 앞을 막아섰다.
경찰의 제지에 운전자는 순순히 차에서 내렸고, 안내를 받아 도로 옆에 세워진 경찰 차량으로 몸을 옮겼다.
점식 회식에서 반주 한잔 걸쳤다는 이 남성은 답답한 듯 연신 담배를 피우며 음주측정기를 불었다. 혈중알코올농도 0.062%. 면허정지 수치가 나왔다.
경찰 차량에서 한동안 조사를 받고 내린 이 남성은 한 숨을 내쉬었다.
“내가 잘못했지, 술 먹고 운전을 하면 안 되는데…". 하지만 이미 때 늦은 후회였다.
낮 시간대라 대리운전도 오질 않고,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자 결국 경찰관들이 이 운전자 차량을 직접 몰고 집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다.
2시간에 걸친 음주단속 동안 경찰들에게 “왜 낮부터 단속을 하냐”며 야속한 말을 뱉어내는 운전자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한 경찰관은 “추운 날씨에 연일 계속되는 단속 역시 쉽진 않지만 술자리가 잦은 연말을 맞아 음주 교통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대대적인 단속은 불가피하다”면서 “음주운전은 자신 뿐 아니라 가족, 타인의 행복을 한 순간에 앗아가는 범죄행위인 만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단속은 중구 대흥교와 사정교 인근, 동구 인동어진마을 앞, 대덕구 용정초등학교 후문, 서구 만년동 천연기념물센터 앞에서 5개 경찰서 합동으로 각각 실시됐다.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주간 단속에서는 모두 6명의 음주 운전자가 적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