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입지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포항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신규 건설사업 추진이 어느 정도 예고됐던 수순이 아니었느냐는 지적이다.

올 하반기 교육과학기술부의 2011년 예산상황설명 자료에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신규 건설 사업이 포함돼 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4세대 방사광가속기 사업기간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으로 4260억 원(정부 4000억 원, 지자체 260억 원)이 투입되는 신규 건설 사업으로 명시돼 있다. 자료에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 사업은 포항의 기존 3세대 방사광가속기보다 분석 능력과 범위가 월등히 향상된 기종으로 소개돼 있다.

정부가 포항의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업그레이드하는 상황에서 내년 예산 관련 자료에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신규건설사업 계획이 명기돼 있었던 점으로 볼 때 사전에 특정지역 입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앞서 올 상반기에 추진된 세종시 수정안에 따라 중이온가속기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종으로 결정된 이후 방사광가속기 신규 건설 추진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유치 노력과 함께 오창 방사광가속기 유치도 병행했었다. 도는 지난 2008년 관련 용역을 발주하고 추진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적극 나서왔었다. 또 도는 2년에 걸쳐 오창에 방사광가속기 유치 노력을 기울였던 방사광가속기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핵심시설에서 제외된 후 정부가 또 다른 가속기 건설사업 움직임을 보이자 나름대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지역 유치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이처럼 중이온가속기와 함께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신규건설 가능성도 보였으나 충북은 포항 입지로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번 정기 국회에서 통과된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충청권 입지가 명기되지 않아 충북으로서는 오랫동안 추진해왔던 가속기 유치에 실패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도는 2년 전 구성한 차세대방사광가속기 추진위원회를 존치하면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공모에 의한 입지선정 등 상황 변화에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워 아직 유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포항의 기존 방사광가속기를 업그레이드하는 상황에서 교육과학기술부가 신규건설사업 계획을 수립한 것은 어느 정도 특정지역을 염두에 두고 추진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충북으로서는 정치력 부재라는 한계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유치는 대선 공약인 만큼 반드시 지역에 구축돼야 한다”며 “충청권 지자체와 공조체제를 구축해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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