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지방의회가 출범한지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충북도내 곳곳에서 의원들의 위법사실은 물론 부적절한 언행이 잇따르면서 지방의회의 도덕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자질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원금 편취에 음주 뺑소니


14일 경찰에 따르면 충북도의회 최병윤(민주당·음성) 의원이 임시휴업을 했다고 속여 노동부로부터 지원금을 부당하게 받아 챙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최 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 간부들과 짜고 지난 2004년부터 올 1월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대전지방노동청 충주지청에 허위 휴업신고서를 제출한 뒤 4700여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의원은 노동부에서 사업주가 근로자를 감원치 않고 일시 휴업을 할 경우 직원 수만큼 40만~70만 원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최 의원은 지역내 재력가로 알려져 도덕적 비난을 사고 있다. 경찰은 최 의원 등에 대해 추가 조사 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으로 결과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17일 충주시의회 이종구(한나라당) 의원은 선출된 지 불과 20일도 안돼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3시 40분 경 음주운전을 하다가 충주대학교 앞 사거리에 주차된 봉고차를 추돌한 뒤 그대로 도주한 혐의다.

사고 직후 이 의원은 자신의 아들을 불러 사고 수습을 하게 한 뒤 사라졌다가 오후 12시 40분 경 경찰에 출석해 음주측정을 받은 결과 0.027% 혈중알코올 농도가 나왔으나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적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와 함께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다.

◆부적절 언행


때와 장소를 고려치 않은 의원들의 부적절한 언행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0일 충북도의회에선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여한 후배 의원에게 다른 상임위 소속 선배의원이 고성과 욕설을 쏟아내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날 도의회 박문희(민주당) 의원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본인의 지역구 사업을 위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자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는 B 의원을 찾아가 막말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의회 안팎에서는 선후배 관계를 떠나 특정사안을 위해 예결위 고유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며, 특히 관계공무원들이 모두 지켜보는 자리에서 이러한 언행을 보인 것은 의원으로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청주시의회 김영근(민주당)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여성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김 의원은 예산심사 과정에서 흥덕구 운천동 인공폭포 철거건과 관련해 "여자도 10년을 보면 지겨운 데 20년이 다 된 인공폭포를 왜 철거하지 않느냐"고 발언했다 비난이 일자 뒤늦게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 한 지역인사는 "공인으로서 말이나 행동에 누구보다 더 신중해야할 의원들이 위법행위나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는 것은 자질의 부족함을 만방에 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지방의회 스스로가 성숙하기 위한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또 "이같이 문제를 일으키는 의원들의 지방의회 진출을 막기 위해 견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소속당이나 이념과 무관하게 성역없는 비판을 해야하는 데 그렇지 못해 순수성을 의심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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