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 도내에서 존속(尊屬·부모 또는 그와 같은 항렬에 있는 사이의 친족)을 상대로 한 살인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생명경시 풍조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재산 다툼을 벌이던 자신의 친형을 흉기로 찔러 잔인하게 살해하는가 하면 이성교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조부모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14일 청주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살인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최모(48) 씨는 자신의 친형(61)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최 씨가 형을 찌른 이유는 다름 아닌 재산문제.
최 씨는 이날 오전 11시 52분경 청원군 강외면 오송4리 자신의 집 거실에서 형과 재산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형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고 범행을 저지른 뒤 112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이 형을 찔렀다며 자수했다.
경찰은 최 씨를 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자신의 조부모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잔인하게 살해한 야속한 손자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임모(75) 씨 부부의 손자인 임모(19) 군은 이날 오전 5시경 보은군 보은읍 할아버지 임 씨의 집에서 임 씨와 할머니 김모(78·여) 씨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임 군이 자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살해한 것은 단지 여자친구와의 결혼을 반대했다는 이유였다.
임 군은 범행 전 9가지나 되는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하는 계획성과 치밀함을 보였고 도구를 이용해 시체 일부를 훼손할 정도로 잔혹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임 군이 여자친구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보이다가 결국 범행에 이른 것으로 잠정결론 내렸고 임 군은 13일 존속살인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존속살해 사건은 총 18건.
같은 기간 존속상해 43건, 존속폭행도 46건이나 발생했다.
신고가 접수되는 살인을 제외하고 친족에 대한 폭력이나 상해는 가족들이 서로 쉬쉬하고 넘어가면 알 수 없어 그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