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가 여야 충돌로 막을 내린 가운데 그 후유증으로 연말 정국이 급속하게 냉각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예산안 강행처리로 인한 당내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당 소속의원들을 통해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 및 4대강 예산의 불가피성 등을 집중 홍보하며 마이웨이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동시에 개헌을 비롯한 굵직한 국가적 과제로 정치적 이슈를 옮기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전국 순회 규탄대회를 계획하고 있는 등 투쟁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당분간 대국민 홍보에 무게를 두면서 독자적으로 대정부 투쟁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당내 결속을 다지면서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에 가속도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여야가 이처럼 ‘대화 없는 마이웨이’ 움직임을 보이면서 내년 2월경으로 예상되는 임시국회 때까지 정국은 평행선을 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정치가 실종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기국회 이후 사실상 정치동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최근 지역구 활동이나 해외 외교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는 개헌론 등 큰 줄기의 이슈에 집중하고 있어 주목된다.

안상수 대표는 최근 개헌론과 관련, “개헌 등 정치 선진화와 국회 선진화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불을 지폈다.

여권 핵심인 이재오 특임장관 역시 ‘객토론’을 주장하며 개헌론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은 예산안에 대한 규탄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이를 동력으로 삼아 이명박 정부 실정을 비판하는 국면전환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저녁부터 서울광장에서 ‘4대강 날치기 예산안 및 MB악법 무효화’를 위한 100시간 대국민 서명운동과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다.

12일에도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해 서명운동을 지속하면서 정권퇴진 공세로까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명운동이 끝나는 14일부터는 인천을 시작으로 28일까지 전국 16개 시·도에서 서명운동과 결의대회를 이어가며 대대적인 대국민 여론전에 나선다.

민주당은 이번 예산국회 강행 처리 과정에서 양육수당 전액 삭감 등 상당액의 서민 예산이 삭감됐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면서 예산안 처리의 부당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당내 의원들에게 내년 1월까지 해외 출장 금지령을 내리는 등 당내 결속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당 관계자는 “연말이고 어수선하다 보니 장외투쟁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있지만, 예산안 강행처리로 인한 후폭풍이 커 당내 결속력은 더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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