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상당구 내덕동 KT&G의 옛 연초제조창 부지 5만3000여㎡와 건물 20채(연면적 8만6000여㎡)의 매입은 석연치 않은 과정을 떠나 현 상황에선 최선의 선택이다.
현재 진행중인 KT&G와의 소송에서 시의 패소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에 패소시 손실액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9일 시에 따르면 시의 패소시 최악의 경우 민사상 계약조건 불이행에 의한 계약해제로 지난 2001년 첨단문화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맺은 KT&G와의 계약의 무효가 된다.
이는 현재 시 소유인 첨단문화산단과 동부창고의 소유권이 KT&G로 다시 이전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우선 계약금 7억 원과 건물사용료 27억 원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더욱 큰 타격은 첨단문화산단 해체에 따른 조성비 594억 원과 조성비 반납에 따른 위상실추로 171억 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소송에서 패소해 800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는 것 보다는 최고 380억 원 정도로 예상되는 나머지 부지 추가매입이 현명한 선택인 셈이다. 따라서 열쇠를 쥐고 있는 KT&G와 원만한 합의점 도출이 가장 큰 관건이다.
부지매입과 관련해 KT&G는 380억 원의 부지매입비 일시납부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시는 열악한 재정여건을 고려해 350억 원 선에서 분할납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지매입이 원만히 이뤄진다는 가정하에선 향후 옛 연초제조창 일대의 개발방향 선정도 신중히 검토돼야할 과제이다.
지리적으로 청주의 북부권 요지인데다 장기간 미개발로 인근 주민의 개발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한범덕 청주시장의 공약사업에 포함돼 있는 공예를 주제로한 '아트팩토리' 조성보다는 접근성이 좋은 대규모 시민휴식 공간 조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박상인 청주시의회 제정경제위원장은 "지난 해외연수 당시 캐나다를 대표하는 아트팩토리 조성지역을 방문해 보니 옛 연초제조창 부지는 기반여건이 열악해 아트팩토리 조성에는 부적합한 곳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장기간 미개발로 인한 피해를 입은 지역민들을 위해서라도 인근 수암골과 연계한 대규모 공원지역으로 개발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역할은 물론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단 부지매입이 1차 과제인 만큼 KT&G와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활용방안 모색에만 용역비가 수 억 원씩 소요되고 있는 밀레니엄 타운처럼 되지 않기 위해선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확실한 구상이 필요하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인 활용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산단과 동부창고, 추가 매입부지로 모두 포함한 대단위 개발계획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