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함도 복불복(?)

2010. 12. 9. 01:01 from 알짜뉴스
     "올해도 눈이 많이 온다는데 우리 집 근처에는 왜 제설함이 없는 거죠?"

중부지방에 대설예비특보가 내려지면서 본격적인 폭설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전 전역에 배치된 제설함의 지역 편중이 심해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자유롭게 제설작업을 할 수 있도록 제설함 내 제설도구가 가득 차 있어야 하지만 확인결과 그렇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8일 대전지역 곳곳에 배치된 제설함 30곳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모래주머니가 들어있었지만 염화칼슘이 함께 든 곳은 2곳에 불과했다.

또 제설함 내 수북한 쓰레기는 물론 모래포대가 찢겨있거나 들어있는 모래가 4~5포대에 불과한 것도 3곳이나 됐다.

하지만 문제는 제설함이 배치된 곳의 지역별 편차가 너무 크다는 데 있다.

둔산동 시청 근처를 비롯해 한밭대로, 대덕대로 등 주요 도로변에는 1~2㎞ 간격으로 제설함이 배치돼 있지만 오정동 농수산시장오거리에서 한남오거리까지 1.3㎞ 구간 내에는 단 한 개의 제설함도 눈에 띄지 않았다.

한남오거리에서 주변에는 5~6개의 제설함이 배치돼 있었지만 여기서 홍도육교까지 구간 역시도 제설함은 없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사네거리에서 석교동을 지나 산내 운전면허시험장까지 향하는 4㎞ 구간 도로변에도 제설함은 거의 없었고, 인근 주택가 주변 역시 제설함이나 모래포대 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출퇴근 시간 통행이 잦은 동구 신흥동 주변 옥천길은 물론 대단위 아파트가 밀집한 가오동 부근 역시 제설함은 전무한 상태다.

여기에 오르막길이 많아 폭설시 취약지인 일부 원룸촌 주변을 돌아봤지만 몇몇 군데를 제외하곤 제설함이나 모래포대 역시 쉽사리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제설함 배치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은 구청별 제설함 보유 개수를 보면 알 수 있다.

대전지역에 배치된 제설함은 모두 1221개지만 시가 취역지역에 배치한 638개를 제외하면 동구 54개, 중구 100개, 서구 272개, 유성구 90개, 대덕구 67개로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

서구 갈마동의 원룸촌에 사는 주민 이모(33) 씨는 "집 앞에 쌓인 눈을 안 치우지면 과태료를 물린다더니 제설용 장비나 모래 등도 없는 데 어쩌란 말이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시청 보유 제설함을 빼고 나머지는 구청에서 직접 구입해 배치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다를 수 있다"며 "제설함 내 모래포대에는 염화칼슘이 함께 섞여 있어 모래만 뿌려도 눈이 녹는 효과가 있으며 도난이 잦아 제설함 마다 염화칼슘 배치는 힘든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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