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신입생 모집에 나선 대전지역 자율형사립고 두 곳이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향후 지역 고교 서열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대전지역 고교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적 명문고와 교육여건이 좋은 서구 및 유성구 소재 고교들이 강세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상위대학 진학률에서 서구 및 둔산지역 학교들의 약진이 이어지며 새로운 고교 서열이 굳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첫 발을 내디딘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선호도가 실제 지원률로 나타나면서 고교 서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7일 첫 신입생 원서접수를 마감한 대전대성고와 서대전여고는 각각 1.3대 1과 1.44대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성고의 경우 336명을 모집하는 일반전형에 414명이 응시했고 84명을 선발하는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 역시 132명이 지원하며 모집정원을 가볍게 넘어섰다.
서대전여고 역시 일반전형 224명 모집에 321명이 지원했고 사회적배려대상자는 56명 모집에 82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이는 기존 인문계고 경쟁률이 1대 1 수준이었다는 점과 앞서 실시된 서울 등 타지역 자사고 신입생 모집이 대거 미달사태를 빚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난함을 넘어 선전에 가까운 결과로 볼 수 있다.
지역 교육관계자들은 자사고의 경우 일반계고와 달리 중학교 성적 상위 40~50% 학생들 중에서 신입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준높은 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기대가 실제 지원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반계고와 비교할 때 대폭 강화된 자율권 또한 입시에 모든 초점을 맞춘 교육과정 운영을 가능케해 신입생 모집에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지역 처음으로 자사고로 전환한 대성고와 서대전여고가 첫해 신입생 모집부터 성공을 거두면서 벌써부터 지역 고교 판도 변화에 대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한 이들 학교들이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통해 향후 학업능력과 대학 진학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그동안 유지돼온 둔산과 노은 중심의 고교 서열이 무너질 것이란 예상이다.
한 교육관계자는 “대성고와 서대전여고의 자사고 전환은 일단 신입생 지원면에서는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며 “이들 학교가 차별화된 교육을 통해 대학입시 등에서 약진한다면 그동안 전통과 지역적 특성으로 결정되던 지역 고교 서열은 특목고, 자사고, 일반계고 순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