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주요 대학교가 대입전형료를 인하키로한 반면 충북도내 대학들은 전혀 인하방침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대조를 이루고 있다.
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고려대학교가 지난달 16일 정시모집 전형료를 5만 원에서 4만 원으로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연세대와 한양대도 전형료 인하를 결정하는 등 5개 대학이 일반전형 전형료를 인하 또는 소외계층에 대해 면제해주기로 했다.
또한 가톨릭대와 동국대, 호서대 등 30개 대학은 기회균형전형 전형료를 면제해주기로 했으며 연세대는 1000원 만 받기로 했다.
대학교들의 이와 같은 전형료 또는 면제결정은 많은 대학에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현행 입시제도상 경제적 부담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소외계층을 돕고 학부모들의 전형료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형료 인하 움직임과는 달리 도내 대학들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전형료를 받기로 해 학부모들의 부담이나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충북대의 경우 올해 전형료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2만 5000원을 받기로 했으며 청주대도 지난해와 같은 3만 원을 받기로 했다.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는 지난해 3만 원의 전형료를 받았으나 올해는 입학사정관제 참여전형의 경우에는 6만 원, 입학사정관제 비참여전형에는 지난해와 같은 3만 원을 받기로 했다.
서원대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일반계열은 3만 원, 실기를 치르는 예능계열은 7만 원을 받기로 했다.
청주교대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4만 5000원을 받기로 했으며 충청대학은 실용음악과만 실기고사에 따라 4만 원을 받고 나머지 학과는 2만 원을 받기로 했다.
주성대학도 지난해 전형료와 같은 2만 5000원을 받는다.
충북도내 대학들은 타 대학에 비해 그다지 비싸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인하할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충북대 관계자는 "지난 8년간 한번도 인상하지 않고 동일하게 받고 있다"고 밝혔으며 충청대학도 "1990년대부터 같은 금액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충북대가 전형료로 공공요금을 납부했는가 하면 충남대에서는 해외연수를 떠나는데 사용했다가 지적을 받는 등 부적절한 사용이 도마에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대입전형료의 인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의견이다.
특히 호서대와 선문대 등 다른 지방대학도 전형료 인하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북도내 대학만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고수하고 있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딸의 대학입시를 목전에 둔 학부모 박모(55·청주시 상당구 탑동) 씨는 "입학원서를 몇 개 대학에 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형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전형료만 싸게 해줘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국감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던 임해규(한나라당) 의원도 "충북대의 경우 2010년 전형료수입이 전년대비 20~25%가 늘었다"며 "충북대가 지금까지 지출해 온 공공요금이 전형료 수입의 10∼15% 수준인데, 다른 불필요한 지출과 함께 공공요금 지출을 없애면 전형료를 20∼30%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규철 기자 qc258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