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치솟은 김장류 채소값으로 배추를 훔치거나 중국산 김치를 국산으로 속여 쓰는 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수확이 한창인 농촌지역은 경찰과 농민들이 밭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충남 당진경찰서는 2일 다른 사람의 밭에 들어가 배추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A(51)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은 지난 10월 24일 오후 4시경 당진군 송악면 B(34) 씨의 배추밭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배추 40포기를 뽑아 차에 싣고 달아나는 등 모두 2차례에 걸쳐 배추 55포기와 무 등을 훔친 혐의다.

A 씨 등은 경기도 부천에서 충남 당진까지 원정을 와 절도행각을 벌였으며 범행 장소 인근 방범용 CCTV에 차량이 자주 찍힌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낚시하러 왔다가 겉절이를 담아 먹으려고 훔쳤다"고 범행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0월 대전 대덕경찰서는 다른 사람의 채소밭에서 무 200개와 배추 10포기 등을 자신의 50cc 오토바이에 싣고 달아나는 등 수법으로 모두 6차례에 걸쳐 농산물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C(59) 씨를 불구속 입건하기도 했다.

경찰에서 C 씨는 "김장을 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채소류 절도와 함께 비싼 배춧값 때문에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사용한 식당이나 김장 주재료인 마늘의 원산지를 둔갑시켜 팔아온 업자들도 식품안전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은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김장철 배추김치 및 양념류에 대한 원산지표시 특별단속을 벌여 중국산 배추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 음식점 7곳과 김치제조공장 1곳, 마늘 도매상 1곳을 적발, 형사입건했다.

지난 1일 농관원에 적발, 형사 입건된 대전 유성구 소재 한 식품업체의 경우 중국산 깐 마늘 29.5톤을 ㎏당 4500원에 구입, 일명 '포대갈이' 수법을 통해 국산으로 둔갑시켜 ㎏당 7500원에 판매하다 적발됐다.

또 충남 예산의 한 김치공장은 중국산 배추김치 78톤을 국내산이라고 표기된 포장박스에 담아 판매하는가 하면 대전 대덕구의 한 식당에서는 중국산 배추김치 700㎏을 ㎏당 1200원에 구입한 후 손님들에게 국내산이라고 속여 제공하다 형사 입건되기도 했다.

농관원 충남지원 관계자는 "올해 크게 오른 배춧값이나 채소류 값 때문에 포대갈이 등 위반행위가 끊이지 않는다"며 "원산지표시 정착을 위해 적극적인 신고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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