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KT&G와 소송까지 벌이며 10여년간 끌어온 옛 연초제조창 부지매입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매입금액과 납부방법에 대해 양 기관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향후 토지 매입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또 청주문화산업단지 추진과정에서 혈세낭비와 실책이 드러나 책임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는 2일 상당구 내덕동 KT&G의 옛 연초제조창 부지 5만 3000여㎡와 건물 20채(연면적 8만 6000여㎡)의 매입을 골자로 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원안 의결했다.

황영호 의원은 "그동안 옛 연초제조창 부지매입과 관련해 시가 KT&G와 소송에 휘말리는 등 행정행위에서 상당한 하자가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이 토지를 매입하면 청주 북부권 개발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시는 지난 2002년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의 출범을 위해 KT&G의 옛 연초제조창 부지 12만 2000여㎡ 중 6만 9000여㎡를 매입하고 첨단문화산업단지를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시가 나머지 부지를 '공업용지'에서 '2종 주거지역'으로 전환해 주기로 했던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지난 2003년 KT&G가 손해를 입었다며 청주지법에 소송을 제기, 8년간의 지리한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법원은 내년 1월 13일까지를 조정기일로 잡고 있으나 시는 승소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 나머지 토지 매입계획을 추진중이다. 패소시 최악의 경우 첨단문화산업단지 해체가 불가피하는 등 총 8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머지 토지 매입과정도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G는 소송을 통해 매각 조건으로 380억 원의 매입비와 일시납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는 재정상태가 넉넉지 않은 관계로 350억 원에 분할납부를 원하고 있다.

결국 시가 KT&G와의 의견차를 얼마나 좁히고, 토지 구입자금을 확보하는냐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옛 연초제조창 부지의 추가 매입이 완료되면 이 일대를 첨단문화산업단지와 연계한 문화·휴식공간으로 등으로 꾸며 청주 북부권 개발의 거점으로 삼을 예정"이라며 "KT&G와의 의견조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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