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특별법이 통과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부용면 거리에 편입 찬·반을 주장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청원군 부용면이 세종시에 포함되는 내용을 담은 세종시특별법이 통과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청원군 부용면은 마침 열린 5일장으로 인해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시골장터 특유의 왁자지껄한 모습에서는 불과 하루 전까지 세종시 편입을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던 지역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부강리 일원에는 ‘주민의견 무시하는 세종시 편입 결사반대’, ‘세종시 원안추진 조속히 시행하라’ 등 찬·반을 주장하는 각종 현수막과 함께 ‘세종시 편입 찬·반 여론조사에 적극 참여합시다’는 부용면사무소의 독려 현수막까지 내걸려 혼란스러웠던 지역사회를 대변했다.

세종시특별법 내용을 놓고 작게는 청원군, 크게는 충청권 전체가 갑론을박을 벌였지만 일상 생활을 지속하는 주민은 남의 얘기인 듯 했다.

특히 부용면을 둘러싸고 지난해 청주청원통합 시도부터 올해 세종시 편입까지, 주민이 찬·반으로 갈린 굵직한 현안이 이어지면서 의견을 밝히는데 소극적인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부강1리 외곽에 산다면서도 한사코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A 씨는 “실명을 밝히면 잡혀가는 것 아니냐”고 농을 한 후 “솔직히 세종시로 가든, 청원군에 남든 땅 많이 가진 사람들 얘기지 우리 같은 촌로가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말했다.

A 씨와 얘기를 나누고 있던 B 씨는 “지난 주말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지만 세종시 편입이나 청원군 잔류 중 뭐가 좋은지 몰라 응답하지 않았다”며 “윗분들은 어느 지역에 포함되느냐가 중요할 지 모르지만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은 먹고살기 불편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털어놓았다.

외곽지역에 비해 중심지인 부강리 주민은 비교적 자신들의 의견을 솔직히 밝혔다.

부강리에서 조그만 장사를 한다는 이명심(48·여) 씨는 “세종시로 편입돼도 우리대에 좋은것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자식들이라도 보다 큰물에서 생활하길 바래 세종시 편입에 찬성했다”고 털어놨다.

세종시 편입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했다. 특히 조치원읍이 세종시에 포함되면서 세종시 외곽지역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부용면이 또다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세종시 편입이 확정돼 청원군으로부터 예산면에서 ‘찬밥 신세’가 될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다.

무엇보다 많은 주민들은 지역민들의 갈등 해소가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장터에서 만난 박상기(53) 씨는 “청주청원통합과 세종시 편입이 연이어 터지면서 부용면 주민은 2년째 찬·반으로 갈려 극심한 갈등을 겪어왔다”며 “당장 웃는 얼굴로 마주보기는 쉽지 않겠지만 서로가 노력해야 하고 면사무소도 서둘러 찬·반 현수막을 치우는 등 갈등 해소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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