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모 고교 3학년 A(18) 군은 수능을 마친 요즘 수능시험 전보다 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수능 직후에는 기말고사를 보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고 지난주부터는 정시모집 정보 수집과 함께 입학 후 필요한 준비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A 군은 오전에 일어나자마자 예비대학생 카페 정보를 검색하고 학교를 다녀온 오후에는 영어학원에서 토익 수업을 듣고 있다. 또 최근에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 속성반 학원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계속된 취업한파의 영향으로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숨돌릴 틈도 없이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 모드’에 돌입하고 있다.

상당수 학생들은 정시모집 준비에 할애할 시간을 쪼개 토익 등 어학관련 학원에 등록하고 있고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학원들은 전달에 비해 수강생이 10~20%가량 증가하는 등 입시철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유학생 수요가 주춤하면서 다소 경색됐던 어학관련 학원들은 예비대학생들의 유입으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또 컴퓨터 학원들의 경우 대학입학 전부터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따려는 학생들이 하나 둘 몰리면서 별도의 반을 구성하고 홍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워드프로세서 등 일반적인 자격증 등을 미리 이수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예비대학생들은 ‘인터넷 세대’의 특성을 살려 온라인 공간에서도 관련 정보를 활발히 교환하는 한편, 온라인 강의를 통해 대학에서 배울 과목을 미리 학습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모 인터넷 사이트의 경우 공대 입학을 앞둔 예비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적분학과 선형대수학, 공업수학 등 대학에서 배울 과목을 미리 학습할 수강생을 모아 온라인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발빠른 예비대학생들은 대학생과 대졸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각종 취업 커뮤니티에 가입해 관련 정보를 미리 확보하는 부지런함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고3 수험생들이 수능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취업준비에 내몰려야 하는 상황이 몇 년째 이어지면서 교사와 학부모들의 안타까움도 커지고 있다.

대전의 한 교사는 “대학 입학을 위해 지난 12년간 준비해온 수능시험이 이제 막 끝났는데 또 다른 경쟁에 곧바로 직면해야하는 현실”이라며 “잠깐의 자유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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