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아시안게임 인라인롤러 여자 EP1만m에서 우승한 우효숙(24·청주시청)이 25일 오후 5시 30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경기 직후 할머니의 부음 소식을 듣고 대성통곡 했던 우효숙은 귀국 후 청주에 도착하자마자 밤늦은 시간에도 청주시 월오동 목련공원에 안장된 할머니의 묘를 찾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바쳤다. 우효숙은 26일 오전에도 부모와 함께 다시 할머니의 묘를 찾아 눈물을 흘리며, 금메달을 올렸다. 충청투데이는 이곳에서 우효숙을 만나 아시안게임과 할머니에 대해 들어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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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저우아시안게임 인라인롤러 여자 EP1만m에서 우승한 우효숙 선수가 지난 26일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목련공원에 안장된 할머니의 묘를 찾아 금메달을 바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
“세상에 태어나 가장 기쁜 날이자, 가장 슬픈 날이었다. 아프신 할머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어드리는게 소원이었다. 1등이 확정된 순간 이제 할머니한테 메달을 가져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기 전 할머니의 부음을 듣지 못했나.
“강태식 감독님과 코치, 동료 선수들까지 모두 알고 있었는데 나만 몰랐다. 감독님은 심지어 내가 소식을 들을까 봐 우리나라의 전술이 한국언론을 통해 알려지면 안 된다며 모든 선수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한국과 연락을 하지 못하게 했다. 할머니가 아프신데 전화를 못하게 하는 감독님이 원망스러워 울기도 했다.”
-그럼에도 부모와 결승전 전날 통화했는데.
“1급 비밀이다(웃음). 할머니를 바꿔달라고 사정을 했는데도 부모님이 잘 계신다고만 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좋은 성적을 내길 가장 바란 것이 할머니였을 것이고 그 뜻을 지켜주기 위해 선수단과 부모님이 그렇게 하신 것 같다. 만약 경기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신 걸 알았다면 잠도 못자고 시합도 제대로 뛸 수 없었을 것이다.”
-국가대표 훈련은 어땠나.
“태릉선수촌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태릉선수촌에는 인라인경기장이 없어 못 들어갔다. 국가대표훈련은 유랑생활 같았다. 여수에서 소집돼 진주, 포항, 중국 심천을 거쳐 광저우에 입성했다. 150일의 합숙훈련 기간 동안 훈련은 정말 고됐지만 선수단 모두 가족같이 팀워크가 좋았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세계선수권부터 아시안게임까지 모두 석권했고, 전 세계에서 더는 적수가 없다는 평까지 듣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아직 끝이 아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대한체육회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내년 청주시청과의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아시안게임에만 몰두하느라 다른 부분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타 실업팀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왔다는데.
“나는 몰랐다.(웃음) 어머니에게 연락이 왔나 보다. 아직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임재호(청주시청) 감독님이 할머니에게 신경을 많이 써줬다. 할머니도 임 감독님을 좋아하셨다. 또 할머니가 돌아가셨을때 청주시청 직원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한다. 이런 부분들이 재계약에 영향을 줄 것 같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