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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 국제화센터 전경. | ||
재정도 어려운 마당에 하루아침에 구에서 부담해야할 35억 원이 탕감되면서 말 그대로 용두사미식 조사에 그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화센터 건립비 부풀리기 의혹을 조사 중인 동구의회 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종성 의원)는 지난 22일 열린 5차 특별위원회에서 웅진씽크빅 측으로부터 초기사업비 35억 원의 환원입장을 공식 확인했다.
웅진씽크빅 측 대표로 출석한 최일동 영어사업단장은 "지난 2년 간 동구청이 지급한 12억 원을 뺀 나머지 35억 원의 초기사업비를 전부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운영비를 제외하곤 매년 6~7억 원씩 지급해야할 사업비 부담이 사라지면서 직원 월급도 못 줄 만큼 심각한 구 재정상황에서는 무척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 동안 건립비 부풀리기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웅진씽크빅이 돌연 초기사업비 환원 입장을 보인 배경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웅진씽크빅 측이 밝힌 입장은 영어강사 동영상 파문에 대한 도덕적인 측면과 동구의 재정위기 감안 등 사회적 책임을 지기 위함이라는 게 환원의 이유다.
그러나 동구의 뜬금없이 재정위기를 감안했다는 이유는 별반 설득력이 없을뿐더러 영어강사 동영상 파문도 이미 수개월전 드러난 문제인데 당시 적극적인 사태해결 입장을 보이지 않다가 이제와서 도덕적 측면을 강조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다.
이 같은 웅진씽크빅 측의 환원 입장에 구의회 역시 최초 조사 착수 당시와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이긴 마찬가지다.
조사특위는 지난 12일 4차 국제화센터 사무감사 조사특별위원회에서 기초투자비 등 10억 원 행방에 대해 집중추궁, 사법기관 수사의뢰까지 거론하며, 강경한 의혹 해결 입장을 보이다가 환원 입장이 나온 5차 회에서는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또 국제화센터 건립비 문제 등을 놓고, 의원들 간 이견을 보이기 까지해 향후 제대로 된 의혹 해소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현재까지 불거진 의혹들이 이번 조사특위 과정에서 해소될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제대로된 문제 해결을 위해 사법기관 조사까지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민 박모(35) 씨는 "구 살림살이가 어려운 만큼 35억 원이라는 거액을 환원받는다는 것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혈세를 투입해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국제화센터와 관련한 의혹이라는 점에서 끝까지 풀리지 않는 의혹들을 밝혀줬으면 한다"고 명쾌한 의혹해소를 촉구했다.
한편 동구의회는 내달 1일 6차 특별위원회를 열고, 사실상 마지막 조사특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