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안전청 직원들이 서울에서 출발한 통근버스에서 내려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19일 오전 8시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 식품의약품 안전청,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질병관리본부 등 6개 국책기관이 이전하고 있는 행정타운은 이른 시간임에도 조경시설의 마무리가 한창이었다.

잠시 후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과 서울 강남터미널을 운행하는 시외버스가 행정타운 정문 앞에 정차했지만 탑승하는 승객은 없었다.

승무원은 “하루 11번 서울과 오송역,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을 연결하는 시외버스가 운행 중이지만 손님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오전 8시 30분 무렵부터 서울에서 출발한 출근 버스들이 속속 보건의료행정타운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버스마다 10여 명에서 30여 명의 직원들이 각자의 기관 앞에서 하차해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식약청에 근무하는 A 씨는 “KTX가 개통되긴 했지만 서울역까지 가는 것이 불편해 집 근처에서 출발하는 통근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통근버스를 이용하다 이주를 할지 KTX를 이용해 출퇴근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KTX 오송역 개통 이후 KTX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원들과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직원들은 각각 절반 정도. KTX는 서울에서부터 오송역까지 소요시간이 40분에서 49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울 내에서 이동의 불편이 따르고 출퇴근 자유권 35만 2000원도 직원들에게 부담스런 부분이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통근지원버스는 식약청이 7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대다. 식약청은 경기도 일산, 서울 상계동·영등포 등 7곳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운행하고 이용자가 일정부분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 통근버스는 다음달 23일 식약청의 이전이 끝난 후 말일까지 운행될 예정이다.

아직 오송 지역의 정주 여건은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출퇴근의 불편함은 이주율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원군에 따르면 이전기관직원 2007명을 대상으로 오송이전 희망 여부를 물은 결과 지난해 10월에는 69.7%였던 것이 지난 3월에는 82.7%로 증가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되면서 출퇴근에 불편을 느낀 직원들의 이전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역시 식약청에 근무하는 B 씨는 “업무상 다른 직원들보다 먼저 오송에 내려왔지만 제대로 된 마트조차 없어 조치원까지 가야 된다”면서도 “다른 직원들도 기관이 완전히 이전한 후 출퇴근의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오송으로 이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반에 우려됐던 이전 기관 근무자들의 대량 이탈사태도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미 이전이 확정된 후 떠날 사람은 다 떠났다”며 “출퇴근이 어렵거나 직장 주변 환경이 좋지 않다고해서 직장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은일로 이직률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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