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사회 진입으로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가 크게 늘면서 이에 따른 교통사고 역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시력이나 청력 등 신체적인 인지력이 떨어져 사고위험도가 높지만 이에 대한 예방과 안전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18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008년 204만 4270명에서 지난해 225만 9407명으로 10.5% 가량 늘어나는 등 전체 면허 소지자의 8.74%를 차지했다.

또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438만 명에서 519만 명으로 18.5%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노인 운전면허 소지자는 71만 명에서 118만 명으로 68%가 늘었다.

하지만 문제는 매년 늘어나는 노인 운전자의 사고도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2000년 3366건이던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는 지난해 1만 1974건으로 10년 새 무려 255.7%나 증가했다.

교통사고 사망자도 2000년 266명에서 지난해 583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부상자도 4647명에서 1만 7789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전지역 역시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 발생이 매년 증가해 2008년 426건에서 2009년 559건으로 31.2% 증가했고, 사망자도 6명에서 9명, 부상자 552명에서 835명으로 각각 50% 이상 늘었다.

이처럼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데는 나이가 들면서 급격히 떨어지는 시각과 청각 등 인지력과 순발력 저하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교통문화운동본부가 수도권 65세 이상 노인운전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3명은 교통안전 표지판을 인식하거나 차량 밖 소리를 듣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운전자들의 절반이상은 운전시작 2시간 이내 급격한 피로감을 느끼고, 야간주행이나 악천후, 돌발 상황 발생시 78%가 신체적 반응과 동작능력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노인운전자의 눈높이에 맞는 도로환경 개선이나 맞춤형 안전교육, 운전자 적성검사 기준 강화 등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교통 선진국에서 추진 중인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반납제 시행, 면허 갱신 및 발급절차 개선, 고령운전자 알림표시 부착 확대, 전용주차구역 지정·운영 등 주변운전자들의 배려를 유도하는 다양한 정책추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지부 관계자는 "현재 1종 운전면허소지자는 65세 이상이 되면 적성검사 기간이 7년에서 5년으로 줄지만 2종 면허는 9년마다 갱신만하면 된다"며 "노인운전자 대다수가 운전시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위험이 크지만 형식적인 적성검사 등으로 실제 운전능력을 판단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