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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산 공공비축벼 매입검사가 17일 청주시 흥덕구 정봉동 농협 양곡창고 앞마당에서 실시된 가운데 검사관의 수분도검사가 시작되자 한 농민이 긴장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
17일 오전 11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정봉동 농협 양곡창고 앞마당은 이 일대 농민들이 올해 땀 흘려 농사한 건벼 수백 가마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이날 이곳에는 ‘2010년산 공공비축벼 매입검사’를 위해 청주 정봉·서촌·지동·신촌동 지역 농민들의 벼 2878포대(40㎏들이)가 속속 몰려들었다.
농민들은 자신들이 1년 동안 농사지은 벼를 검사받기 위해 화물차나 경운기 등의 운송도구를 이용, 경작규모에 따라 5가마에서 100가마가 넘게 벼를 쌓아놓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벼를 내려놓는 동시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 검사원이 곡물 수분측정기로 수분검사를 실시해 13~15%의 수분을 측정한 뒤 이상이 없으면 곧바로 등급심사를 매겼다. 검사원은 벼 검수조사를 통해 특등에서 1·2·3등급까지 등급을 정하고 각각의 벼 가마에 등급도장을 찍어 본격적으로 벼를 매입했다.
올해 매입가격은 특등 4만 6480원에서 3등 3만 8270원으로 등급별 1500원에서 5000원까지 차이가 나며, 우선 대금을 등급별로 지급한 후 산지 쌀값 조사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중으로 추가 정산하게 된다.
지난해 우선 대금은 1등급 기준 4만 9020원으로 올해보다 4000원 정도 매입가격이 높았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본격적인 추곡수매가 시작됐지만, 올해는 벼 이삭이 여무는 9월 중순 이후 잦은 강우와 태풍피해, 일조량 부족 등으로 쌀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과 품질이 동반 하락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기만 하다.
쌀 소비량이 줄면서 전국에 쌀 재고량이 넘쳐나는 데다 올해 이상기후 등의 이유로 쌀 품질이 하락하면서 쌀값 하락을 부추겼다.
농민 송영찬(50·청주 지동동) 씨는 “올해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벼 이삭까지 서리 맞은 것처럼 하얗게 마르는 문고병이 발생해 생산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15년 동안 농사를 지었지만 이렇게 농사가 신통치 않았던 적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남현 품관원 충북지원 검사원은 “농민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매입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올해 벼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이렇게 비축된 벼는 정부 양곡가공공장을 통해 도정해서 학교 급식용이나 군대, 사회복지시설 등에 지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