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씻고, 절이고, 다지고, 무치고, 버무리는 과정을 장시간 지속해야 하는 김장은 손과 손목 사용이 많아 손이 저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의 자세로 오래 작업을 하면 무릎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유발된다. 때문에 30분마다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가정에서 김장을 담그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김장은 손이 많이 가는 고된 작업으로 주부들에게는 큰 부담거리다. 김장 후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으로 며칠씩 앏아 눕는 등 후유증이 적지 않다.

허리를 자주 굽히고, 쪼그리고 앉아서 작업을 해야 하고 차가운 물에 장시간 손을 담그며 일해야 만해 신체에 큰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김장 담글 때 주의사항과 바른 자세에 대해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허윤무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장시간 가사노동 손저림 유발

씻고, 절이고, 다지고, 무치고, 버무리는 과정을 장시간 지속해야 하는 김장은 손과 손목 사용이 많아 손이나 손목이 저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이 저리다'거나 '쥐가 난 것 같다', '바늘로 콕콕 쑤시는 것 같다', '얼음 속에 손을 넣은 것처럼 차다' 등의 증상으로 혈액 순환의 문제라고 치부하며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손저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수근관 증후군’으로 설거지나 청소 등 반복적인 일을 많이 하는 주부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특히 40~60대 가정주부가 전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질환은 정중신경이 손목관절의 전방에 위치하는 터널모양의 수근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주위 구조물에 눌려서 발생한다.

증상은 손가락의 저리는 등 이상감각이 발생하고, 손목이나 전완부에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며 팔꿈치와 어깨까지 저리는 경우도 있다. 흔히 밤에 잠을 자다가 손가락 끝이 저리고 아파서 잠에서 깨어난다고 호소하며, 질병이 진행한 경우 손끝의 감각 저하 및 엄지와 손목사이의 두툼한 근육이 위축되게 된다. 손목을 두드려서 손가락에 통증 또는 저린감이 발생하거나, 1분 동안 손목을 구부린 상태에서 통증과 이상감각이 나타나면 ‘수근관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손목 부위에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를 실시해 질환 여부를 확인한다.

가벼운 증상일 경우 손목의 사용을 줄이고 부목고정을 통해 손목을 과잉으로 구부리거나 펴는 것을 막아야 한다. 추가적으로 소염제 경구 투여와 스테로이드의 주사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통증이 오래 가거나 심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손끝의 감각이 저하되고 또는 엄지 손가락 부위의 근육이 자주 위축될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손저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손 또는 손목을 사용하는 작업시 자세를 똑바로 하고 1시간 마다 스트레칭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기는 좋지 않아

김장을 담글 때 주부들의 자세를 보면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의 자세로 장시간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러한 자세는 무릎을 90도 이상 심하게 구부려 체중의 7~8배 힘이 슬개 대퇴관절에 가해져 무리가 따르게 되며 하중이 계속돼 슬개골하 관절에 연골연화증(관절 연골에 부분손상이 생기는 질환)이 오기 쉽다. 이로 인해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발생하게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릎을 완전히 펴 주는 것이 좋다.

또 목욕탕 의자처럼 작은 보조기구에 앉아서 작업할 경우에는 그냥 바닥에 앉는 것보다는 무릎에 덜 무리를 주지만 허리와 어깨에는 오히려 부담을 더 주게 되는데 이는 허리의 정상곡선이 변형돼 배부신근(등쪽근육) 긴장이 증가하고 복근이 이완되면서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보조의자에 앉아 작업하면 엉덩이의 위치가 높아져 손이 바닥과 멀어지므로 양손을 쓰기 위해서는 허리와 어깨가 많이 앞으로 굽혀지게 된다. 이로 인해 하중의 2~3배 가량이 요추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에 작용, 추간판 탈출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평소 무릎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은 보조의자를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되며, 허리와 어깨관절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서 작업하는 게 좋다. 하지만 가장 좋은 자세는 양다리의 하중에 실리는 힘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서서 작업하는 것이다.

◆골다공증이 있는 중년 여성 낙상 주의

김장을 담글 때 그 주변은 여러가지 물건들이 널려 있고 물기가 많아 넘어지거나 미끄러질 위험이 크다. 특히 폐경 여성과 골다공증이 있는 중년여성과 노인층은 일어서거나 움직일 때의 균형감각이 떨어져 가벼운 충격에도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뼈가 부러지는 골절의 위험이 있어 물기가 있는 미끄러운 곳이나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도움말 = 허윤무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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