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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쓰러진 청주야구장 조명탑이 3년 전 안전점검에서 ‘이상 없음’으로 조사됐음에도 설계 기준 이하의 바람에 전도돼 부실공사 의혹을 낳고 있다. 이덕희 기자 | ||
지난 11일 오후 8시 30분경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청주야구장의 43m 높이 철제 조명탑이 강풍에 쓰러졌다. 다행히 주변에 행인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청주시 추정 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청주야구장은 지난 1979년 제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개최를 위해 건립됐으며, 이날 쓰러진 조명탑은 지난 1986년 한화이글스가 청주시에 기증한 것이다.
청주시는 지난 2007년 국비 15억 원, 도비 17억 5000만 원, 시비 17억 5000만 원 등 총 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청주야구장 시설개선사업을 시행했다. 이 공사에서 청주야구장 조명탑의 등 교체작업도 이뤄졌다. 애초 청주시 관계자는 “조명탑은 전기 및 통신 시설에 포함돼 ‘시설물의 안전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안전진단 대상이 아니다”며 “만일을 대비해 직원들이 매일 육안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충청투데이 확인결과 이 공사 당시 조명탑에 대한 안전진단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공사 후 보고서 중 구조검토소견서에 따르면 “애초 설치된 등기구를 신형으로 교체하면서 100㎏ 이상 중량이 감소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전점검에 대한 부실의혹과 함께 설계기준보다 약한 바람에 넘어간 점은 부실시공 의혹까지 낳고 있다.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11일 청주지역의 최대풍속은 12.4㎧이다.
하지만 당시 사창동 인근의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강풍에 의한 피해가 속출했음을 고려하면 이날 청주지역은 지역별로 최대 20㎧ 가량의 바람이 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바람의 속도가 초속 10m 이상이면 우산을 쓰기 어렵고 초속 20m이상이면 기와가 날아가거나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
국토해양부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청주지역의 건축물은 35㎧의 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건립돼야 한다. 이는 지난 1967년 청주지역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 풍속이었던 지난 1999년 8월 3일의 32㎧보다 높은 수치다.
실제 지난 2007년 공사보고서 중 ‘풍하중 산정’ 부분에서는 기본풍속을 35㎧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수 충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설계기준대로 지어졌는지, 사전설계 당시 청주야구장의 특이한 지형이 고려됐는지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며 “나머지 철탑에 대해서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하중에 대한 평가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와 적정한 내구력을 가졌는지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