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서지학회 주최 추계학술세미나가 지난 5일 청주 고인쇄박물관에서 열린 가운데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과 교수가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라는 주장이 제기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활자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보다 138년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子)의 진위여부가 서지학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를 처음 공개한 경북대 남권희(54·문헌학·한국서지학회 회장) 교수가 진품임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다음주 중 '증도가자'에 남아 있던 먹물에 대한 연대측정 결과가 나올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남 교수, 의혹 반박… 뒷받침 주장도

남 교수는 지난 5일 청주시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서지학회 주최 추계학술세미나에서 '증도가자에 관련된 몇 가지 검토'라는 학술발표를 통해 그 동안의 의혹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고 나섰다.

남 교수는 "증도가의 행간·자간은 물론 글자의 서체도 확연히 다른 것은 현존본이 여러 각수(조각기술자)가 동원돼 새긴 번각(카피)본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증도가 목판본과 금속활자 중 정확하게 일치하는 글자가 있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작활자일 수 있다는 의혹에 대해 "증도가자는 고려시대에 많이 쓰이는 구양순체풍을 보이고 바닥면과 이어지는 글자 몸통의 각도가 60~70도지만, 위작활자는 고딕체에 가깝고 각도 역시 80도 이상으로 조각됐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청주대 김성수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현존하는 한국 금속활자의 주조 형태에 관한 분석적 연구'을 통해 "증도가자의 주조방법이 특징적인 것은 다르더라도 조선시대와 같은 2중 구조로 돼 있는 점이 동일하기 때문에 진품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내주중 탄소연대측정 결과 중요변수


이런 가운데 '증도가자'의 과학적 검증의 중요단서가 되는 먹물 탄소연대성 측정 결과가 다음주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남 교수는 "지질자원연구원에 마음심(心)자를 비롯한 2개 활자의 탄소연대성 측정을 의뢰했다"며 "다음 주에는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이어 "탄소연대성 측정 결과는 전후 50년 안팎 수준에서 제작연도 측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실제와 100년 정도 연대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측정결과는 1300년 직후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이어 남 교수는 오는 19일 청주대에서 열릴 예정인 관련 학술회에서는 추가연구결과 발표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학술회에서는 증도가자의 진위에 대한 부정적 연구발표도 있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치열한 설전이 예상된다.

한편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청주시가 지역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는 '직지'의 위상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적 관심이 뜨겁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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