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초반 대지진 참사현장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을 압도한다. 이후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가족'으로, 대지진이 일어난 후 사람들의 삶을좇아가며 가족애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사 제공
1976년 7월 28일 새벽 3시 42분. 중국 당산 시에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은 큰 충격이었다.

당시 23초간의 지진으로 27만 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대지진은 당산에 있는 주택의 93%, 산업 건물들의 78%가 무너졌을 뿐 아니라 다리, 전기 시설 망을 모두 쓸모 없게 만들면서 당산의 도시적 구조를 붕괴시켰다.

영화 ‘대지진’은 중국의 대문호 ‘짱링’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중국 역사상 최대의 자연재해로 기록된 당산대지진을 소재로 한다. 영화는 자연 앞에서 무능력한 인간의 죽음과 폐허로 변해버린 도시,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 아비규환 속으로 인도한다. 영화는 초반 대지진 참사현장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을 압도한다. 이후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가족’으로, 대지진이 일어난 후 사람들의 삶을 좇아가며 가족애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는 일곱살 쌍둥이를 둔 한 가족의 비극적 삶과 용서 그리고 화해를 다룬다. 소박한 일상이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일곱 살 쌍둥이 ‘팡떵’과 ‘팡다’의 가족에게 지진이라는 시련이 닥친다.

대지진으로 건물의 잔해 더미에 깔린 쌍둥이 남매.

남매는 극적으로 살아남지만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묻히게 된다. 남매의 생존사실을 알고 구조대와 함께 아이들을 구하러 온 어머니는 쌍둥이 중 한 명만을 구해야 하는 운명의 선택 앞에 놓이게 된다.

가혹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어머니는 결국 아들인 팡다의 목숨을 선택하게 된다. 며칠 후, 죽은 줄로만 알았던 딸 팡떵은 다른 구조대에 의해 발견되어 지진사망자 보관소에 버려지지만, 죽은 아버지 곁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게 된다.

뒤늦게 기적적으로 소생한 딸 팡떵은 인민 해방공 왕더칭 부부의 양녀가 되지만 마음의 상처를 쉽게 떨쳐버릴 수 없다.

영화는 1976년부터 당산 재건 등 중국 현대화 과정을 보여주며 2008년 ‘쓰촨 대지진’까지 상실과 공백의 이미지를 극대화 하며 속도감 있게 전개 된다.

영화 ‘대지진’은 중국인을 위한 계몽 영화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영화 속 중국의 거대 군대 모습 등은 달갑지는 않다. 폐허에서 일어서는 당산의 모습과 당산 대지진 때 구조 받았던 시민들이 스촨성 지진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에 뛰어드는 장면 등은 희생과 희망의 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단순히 30년에 걸친 사회적 변화나 생존이라는 이념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 간 깨닫게 되는 진정한 의미의 화해와 용서를 통해 진한 감동을 그려내는데 중점을 둔다.

감독은 중국 당산을 지옥으로 만들었던 대지진 한복판으로 들어가 숭고한 가치들을 끄집어낸다. 또한 영화는 중국인들에게 들이닥친 거대 자연재해에 육체적 배고픔과 정신적 문화고통을 넘어선 참혹한 현장을 선보이며 무능력한 인간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재난 영화의 휴머니즘을 실현하며 가족의 재회와 화해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등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영화 ‘대지진’은 장면의 생동감을 더하기 위해 사람들의 숨소리, 건물이 붕괴되는 찰나의 순간에서 나오는 굉음까지 놓치지 않는다.

특히 사람 피부와 비슷한 질감의 도예 찰흙 덩어리를 힘껏 내던져 주인공들이 쓰러지는 소리를 대신하는 세밀한 연출과 실제 지진현장에 있는 듯한 사실적인 음향은 영화의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1976년 당시 당산의 전반적인 모습과 현실감을 증폭시키기 위해 수 천 개의 지붕 타일들을 제작진들이 수작업으로 붙였고 빛 바랜 커튼, 풍화된 콘크리트 벽 등 실제처럼 재현했다. 영화 속 당산 지진을 시각적으로 재현 한 부분에는 한국의 특수 분장팀 및 효과팀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대지진’은 ‘야연, 집결호’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펑샤오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136분 전체관람가.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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