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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전 6시 39분 KTX 332호 부산발 서울행 열차가 충북 오송역으로 진입하자 이종윤 청원군수, 김기춘 오송역장 등 첫차 운행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내빈들이 박수를 치며 열차를 맞이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1일 오전 6시 39분. 서울행 KTX 첫 열차의 정차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흘러 나온다. ‘희망의 오송시대 개막'를 알리는 듯 열차의 기적소리는 우렁찼다.
개통 첫날, 첫 열차의 승객 수는 30명. 100m, 50m, 0m. 찬바람을 몰고 온 KTX열차가 어느새 플랫폼에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개통을 축하하기 위해 기다리던 기관장과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들이 손을 흔들며 열차를 환영했다.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쉬 세례도 동시에 쏟아졌다.
대전에서 탑승한 승객 중 어린아이들이 창가를 바라보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말끔한 정장차림에 서류가방을 든 직장인, MP3 이어폰을 꽂고 가방을 멘 대학생. 오송역 탑승자들이 차례차례 열차에 몸을 실었다.
출발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열차는 이어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첫 열차를 떠나 보내면서 긴장이 풀렸을까. 오송역 관계자 3명이 플랫폼에서 안도의 한숨과 함께 담배 연기를 뿜어 냈다.
전광판에는 ‘역사 안 금연’이라는 경고성 메시지가 떠있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바라보는 대기실 승객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했다.
이상신(31·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씨는 “출장 때문에 KTX서울역과 대전역 등을 이용하는데 역 안에서 흡연자를 본 곳은 오송역 뿐”이라면서 “일반인도 아닌 철도공사 직원들이 담배를 물고 있는 것을 보니 기가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상행선 열차가 출발한 지 50여분 만인 7시 29분 서울발-동대구행 KTX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차인원은 10여명.
광명역에서 탑승한 변형원(46·CJ제일제당) 씨는 “그동안 평일에는 오창 원룸에서 지내다 주말에만 집에 다녀왔다”며 “이번에 오송역 개통으로 집에 자주 다녀올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권종범(20·고려대 세종캠퍼스 1년) 군은 “일반 열차를 타면 서울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데 2시간 넘게 걸렸다”면서 “오송역이 개통되면서 30분 이상은 단축돼 앞으로 등교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인터뷰에 응한 승객들의 답변에서 기자는 대한민국의 중심, KTX 고속철도의 중심역이기도 한 오송역이 '명품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고 역을 나왔다.
충북이 '고속철도 시대'를 맞은 11월 첫째 날의 태양은 어느새 오송역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오송의 미래만큼 어느 때보다 눈부신 햇살이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