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충남도에 따르면 철강업계의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며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유수 기업들의 이전으로 ‘철강 벨트’가 형성된 당진지역 업체들이 60~80%나 생산량을 줄이고,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달 하순부터 감산에 들어간 A사는 내수·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주문량이 급감하자 수주 시에만 조업을 하며 최근 들어 생산량이 80% 줄었다. ▶관련기사 9면
지난 10일부터 부분 휴업에 들어간 B사는 57%를 감산하고 있으며, 직원 급여를 1인당 20만~30만 원 감액해 내년 추가 감산 시 노조와의 갈등이 우려된다. C사는 현재 66%를 감산했으며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전면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나 노조 반발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D사도 71%를 감산 중이며 연말부터는 직원들의 급여를 30% 정도 삭감할 계획이다.
철강업계 경영난이 지속될 경우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은 천안·아산 반도체 업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천안과 온양, 탕정에 3개의 공장을 보유한 E사의 경우 생산라인 가동률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3000여 명의 근로자가 종사하는 50여 개 하청업체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위기가 충남 경제를 선도하는 자동차, 철강, 반도체 업종의 동반 침체로 이어지며 수출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충남 수출은 반도체 분야가 40% 이상 줄고 미국 경제침체로 대미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5% 축소된 38억 7400만 달러에 그쳤다. 품목별로는 집적회로반도체와 석유화학 중간원료 수출이 각각 40.8%, 20.3% 줄었고, 국가별로는 중국과 미국 수출이 전년에 비해 34.2%, 27.2% 떨어졌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6개월간의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