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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도내 보건소들이 독감예방접종 백신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25일 청주 산남동주민센터 광장을 찾은 노인들이 예방주사를 맞기위해 줄을 서있다. 이덕희 기자 | ||
돈벌이에 급급한 백신 제조사들이 납품가가 비싼 일반 병·의원에 물량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면서 보건소는 백신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반면 일반 병·의원들은 벌써 남아도는 백신 처리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싼 가격에 접종을 받을 수 있는 보건소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같은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각 보건소는 65세 이상 노인과 중증장애인, 등의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마친 뒤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료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백신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주상당보건소의 경우 지난 22일 1만 7850명의 무료 예방접종을 끝내고 25일부터 일반시민 1만 명을 대상으로 유료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백신 확보물량이 절반 수준인 5000명에 불과해 접종 대상을 만 6~59개월 이하 어린이와 50~65세 이하 성인 등으로 제한했다.
흥덕보건소도 다음달 2일부터 실시할 유료 접종 대상을 당초 1만 명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백신은 6000명 분에 불과해 상당보건소와 같은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백신이 없어 유료 접종 계획을 취소한 보건소도 있다.
제천시보건소는 1만 8000명 분의 백신을 확보했지만 현재 실시하는 무료접종에서 백신이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예상돼 당초 다음달 4일부터 예정했던 유료 접종 계획을 중단했고 도내 13개 보건소 중 7곳에서 유료 접종 계획을 중단한 상태다.
보건소들이 백신이 없어 유료 접종 대상자를 줄이거나 계획 자체를 취소하는 반면 백신 제조사들로부터 백신을 사전에 구입했던 병·의원들은 접종 시즌이 끝난 후 백신 반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도내 대부분의 병·의원들이 지난해 신종플루 여파와 가을철 접종 대목을 노리고 초기 백신 물량을 대량으로 구입했지만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현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일부 병·의원에서는 다른 제품에 백신을 함께 끼워팔기하는 곳도 생기고 있다.
이처럼 보건소들과 일반 병·의원 사이에 백신 불균형 현상이 빚고 있는 이유는 백신 제조사들은 공급 확약서 내용을 이행하지 않아도 조달관계 법령상 아무런 불이익이 없는 맹점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공급단가가 높은 민간 병·의원에 납품을 치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백신 제조사들이 정부에 조달하는 백신 단가는 1도스 당 7390 원인 반면 민간 의료기관은 1만 원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백신 불균형 현상은 백신 제조사들이 상대적으로 공급단가가 높은 도매상, 민간 병·의원에 집중적으로 판매하거나 보유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병·의원들의 반품 등과 도매상들의 보유분이 풀리면 불균형 현상이 어느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