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청주율량2지구 내 토지를 분양하면서 최초 선수협약 시 분양계약 건설사들에게 제시했던 학교용지 등 기반시설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택지개발지구 내에 공동주택 분양을 위해선 학교용지에 대한 기본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LH가 이를 임의로 변경하면서 아파트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분양저조를 우려하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LH 약속 불이행…건설사 토지대금 미납

25일 LH 충북본부와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LH는 지역 민간건설업체와 공동주택용지 분양을 위한 선수협약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대원(대표 전영우)은 공동주택 용지 중 B-1블록(4만 9659㎡) 1필지와 C-3블록(4만 851㎡) 1필지를 각각 581억여 원과 588억여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또 선광건설㈜(대표 황원구)은 C-4블록(2만 1463㎡) 1필지를 316억여 원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LH 충북본부가 학교용지에 대한 기본계획을 변경한 데다 구두로 약속했던 공급규모 85㎡ 미만에 대한 용도변경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잔금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 따르면 토지매입 중도금과 잔금을 지난 7월 1일까지 납부완료를 해야 되지만 현재까지 분양대금을 일부러 연체하고 있다는 것.

사정이 이런데도 자금악화에 허덕이고 있는 LH 충북본부는 “계약상 이행되지 않은 것은 없다”며 분양대금이 연체되고 있는 것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다.

LH 충북본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개발을 완료한 후에 공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용지가 변경될 수는 있다”며 “교육청과 협의해 실시계획 시 학교용지에 대한 변경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앞둔 민간 건설사 ‘전전긍긍’

LH로부터 토지를 분양받은 건설사들은 현재 연체이자를 물면서 LH의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업체가 LH에 요구한 것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도저히 수익성을 맞출 수가 없는 데다 사업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에 계약 해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전국적인 건설경기 침체 여파에 따른 미분양 사태를 막기 위해선 건설사가 손해를 무릅쓰고 분양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대원의 경우 3.3㎡당 697만 원의 파격적인 분양가격을 책정, 오는 29일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공동주택 분양가격은 청주에서 수년 전 책정됐던 가격으로 건설사들은 미분양에 따른 부도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선택을 하게 된 것.

A 건설사 관계자에 따르면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 인프라인데 LH가 용도변경을 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아파트 분양률이 높아야 다른 주택용지와 상업용지 매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LH의 현명한 결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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