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전면시행에 따른 재정 분담률을 둘러싸고 충북도와 교육청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 교육의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자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6·2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기존 도교육위원회를 대신해 한시적으로 선출된 교육의원 4명은 30~40년의 교육경력을 갖고 있으면서 정당과 무관해 충북교육 발전을 위한 공정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는 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교육의원들은 지난 7월 8일 9대 충북도의회 원구성 과정에서 정당인보다 수적 우세에 있었음에도 교육위원회 위원장직을 내주면서 교육에 대한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훼손 가능성도 제기됐다.

교육의원들은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시행에 대한 협의과정에서 협상지원단을 구성, 활동에 나서는 과정에도 일절 동참하지 않았으며, 지난 19일 2차 무상급식 시행을 위한 2차 협상단 회의 때에도 4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추가로 동참했음에도 역시 참여하지 않았다.

이처럼 교육의원들의 활동이 부진하자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까지도 이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교육의원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독립성을 스스로 저버리고 있으며 도의원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민주당에 끌려다니는 형국이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육계의 선배로서, 30~40년의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서 일선학교의 현실에 대해 도의원 중 가장 많이 알고 있으면서도 왜 아무도 협상지원단에 참석도 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학부모 박 모(40·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씨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상급식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데 정작 교육발전을 위한 활동을 벌여야 하는 교육위원들은 모두 어디에 있느냐"라며 "의원배지만 달고 있으면 의원이냐"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러한 불만과 비난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의원은 "도의회에서 협상지원단을 구성하면서 우리(교육의원)에게는 전혀 알리지 않았고 신청도 받지 않아 전혀 몰랐다"라며 "위원장급에서 모두 결정해 우리도 불만스럽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의원도 "이미 방향을 설정해 놓고 협상지원단을 꾸려나가는 상태"라며 "처음에는 협상지원단에 참여시켜달라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마무리 단계여서 어쩔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7월 8일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을 정당 소속의 도의원이 맡게 되자 당시 충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최한기)는 성명을 발표하고 "정당 소속의 도의원을 상임위원장에 선출한 것은 정치적 중립과 교육 자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이는 소속 중앙당의 정치성향과 방침에 따라 교육위원회가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고 교육 자치는 완전히 실종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규철 기자 qc258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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