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 사업방향 선회로 추진이 중단된 오송메디컬그린시티사업이 신구 지방권력 간의 정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2012년 총선 출마를 준비중인 정우택 전 지사와 이승훈 전 충북도정무부지사를 겨냥한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지않겠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김동환 충북도의회 의원은 지난 18일 도정질문을 통해 “오송메디컬그린시티사업은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한 도민 현혹사건”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정우택 지사 등 민선 4기 당시 핵심 인물들의 책임론까지 거론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오랜 측근인 김동환 도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사업제안자 측은 물론 이승훈 전 정무부지사까지 나서 “메디컬그린시티 사업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 전 부지사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동환 도의원이 민선 4기에 추진된 오송메디컬그린시티 사업에 대한 도정질의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고 본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메디컬그린시티사업은 되는 사업으로 정우택 지사가 재선됐으면 문제없이 추진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전 부지사는 “메디컬그린시티사업이 선거용이었다면 선거 후 사업 추진을 위해 논의한 것은 무엇이며 바이오밸리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며 “지역발전을 위해 사심 없이 일한 사람들을 선거에 졌다고 부당하게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풍토가 중앙 정치에서는 몰라도 동고동락할 충북지역 정치에서는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는 “과거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 급급하지 말고 현재 민생문제, 미래 먹을거리 문제에 대해 고민해주기 바란다”며 “모르면 용감하다고 하지만 허위사실로 도민을 현혹하지 말아 주길 바라며 같은 일이 재발하면 필요한 추가적 절차도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이 지사의 측근인 김동환 도의원이 사업추진이 중단된 오송메디컬그린시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정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이 지사 측과 충북도가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김종록 충북도정무부지사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동환 의원이 질의한 내용은 도 입장이 아니다. 이시종 지사도 질의내용을 전혀 몰랐다”며 도와의 연관성 차단에 주력했다.

김 부지사는 “이시종 지사의 국정감사 발언이 오해 소지가 있는데 이 지사가 언급한 '컨설팅'은 BMC 회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메디컬그린시티 사업이 외국병원, 학교와 MOU 단계에 있는 등 컨설턴트 진행과정이었다고 말한 것”이라며 “민선 4기 사업을 검증하면서 더 잘하기 위한 일환이지 '폐기 수순'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부지사는 김 의원에게 자료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밀' 부분이라면 조사를 해 봐야 하며 내부 문제는 앞으로 파악해 나갈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해명 자리가 아니라 도의 입장을 전달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이시종 지사의 한 측근도 “김동환 의원 도정질문과 관련해 단 한 글자도 사전 협의한 바 없을 뿐 아니라 메디컬그린시티사업과 관련해 현재까지 의견을 나눈 적도 없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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