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전에 사는 김모(33·여) 씨는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의 가정통신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

요즘 어린이집 원생들 가운데 몇 명에게서 머릿니가 발견됐으니 아이 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 달라는 것.

놀란 김 씨는 돌아온 아이 머리를 꼼꼼히 살펴봤지만 다행이 머릿니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어 마트에 달려가 샴푸와 빗 등 아이 위생용품을 사왔다.

김 씨는 "매일같이 씻기고 청결에 신경 쓰는데 머릿니가 웬 말"이라며 "맞벌이라 아이를 어린이집에 안 보낼 수도 없고, 여간 걱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환절기를 맞아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어린이들 사이에서 머릿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은 머릿니가 위생관리 소홀로 생기는 '후진국 병'이라는 인식 때문에 감염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같이 생활하는 다른 아이들에게까지 옮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머릿니는 계절이 바뀌는 봄과 가을철에 주로 생기며 자주 씻는 여름철에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머릿니는 사람의 머리카락에 기생하며 피를 먹고 사는 기생충의 일종이지만 질병을 전파하지는 않는다.

다만 심하게 물린 자리는 가려움으로 자주 긁게 되면서 피부손상에 의한 2차 감염 유발과 다른 아이들에게 알려질 경우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4%에서 머릿니가 발견되는 등 매년 끊이지 않고 감염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남자보다는 여자아이에서 기생률이 높았다.

물론 예전에 비해 위생환경이 좋아졌지만 위생에 취약한 곳에 다녀왔거나 침대에서 자고, 애완동물을 키우는 집이 많아 머릿니 감염자가 여전하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일단 머릿니가 발견되면 전문의를 찾아 약을 처방받거나 약국에서 전용 샴푸를 구입해 머리를 감기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이와 함께 발견사실을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에 알려 다른 아이들에게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