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방사광가속기 건설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수년 동안 유치에 공을 들였던 충북도가 추진력을 잃어 지역 유치사업 자체가 표류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011년 예산상황설명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4260억 원(정부 4000억 원, 지자체 260억 원)이 투입되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사업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사업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추진되며 기존 포항방사광가속기(3세대)보다 분석 능력과 범위가 향상된 기종을 구축하는 것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사업을 수립하기에 앞서 충북도는 지난 2008년부터 오창 유치에 적극 나서왔다.

당시 도와 학계·정계, 기업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유치위원회가 정부와 학계 등을 대상으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오창 유치에 나섰다.

도는 2013년까지 지방비 1484억 원(용지 매입비·용지 조성비)과 국비 7600억 원 등 9084억 원을 들여 충북대 IT 캠퍼스 부지 등 오창산단 일대 101만 6000㎡에 방사광가속기 유치 계획을 수립했었다.

도와 유치위는 전국 어디서든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하고 화강암층의 안정된 지반, 인프라 구비로 즉시 시공 가능, 정주 여건 형성 등의 입지조건을 갖춘 오창이 최적지임을 내세우며 유치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가속기 기종이 중이온가속기로 결정됐고 충북도 민선 5기가 출범하면서 여타 현안사업들에 밀려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였다.

여기에 방사광가속기 예정부지 중 일부인 충북대 IT 캠퍼스 부지에 대해 대학 측이 학교건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치계획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충북대는 오창캠퍼스(46만 2000㎡)에 첨단과학기술분야와 융합학문분야의 1개 대학 3개 학부(신설학과 850명)를 설치하는 오창캠퍼스 설립 기본계획안을 마련했다.

이 같은 충북대의 오창캠퍼스 학교건립 계획 발표에 따라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으나 도는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광가속기 건설사업은 기존의 포항 방사광가속기를 업그레이드하는 것과는 별개의 사업으로 추진되면서 지자체들의 유치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방사광가속기 건설사업과 관련해 단계별 추진계획을 수립해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만 세우고 있어 조속한 유치계획 재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정부의 추진계획을 파악하는 한편 지역유치를 위해 관련 포럼,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사광가속기

광속(光速)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전자나 양전자 같은 전하를 띤 입자를 강력한 전기장을 이용해 빛의 속도로 가속시키는 장치. 신약 개발, 미세로봇 등 기초과학, 응용과학, 공학기술, 정보기술, 생명공학기술, 나노기술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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