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대 법인화 추진 강행 저지를 위한 전국 거점국립대학교 교수회장단 공동기자회견이 17일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에서 열려 제주대 고경표, 경상대 마대영, 전남대 문 희, 부산대 정용하, 전북대 박병덕, 충남대 김필동, 경북대 김형기, 충북대 오원태, 강원대 김세환 교수(왼쪽부터)가 회견을 하고 있다. 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거점 국립대들이 법인화 전환여부를 둘러싸고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충남대 등 국립대 측이 장기적인 학교 발전과 경쟁력 확충을 위해 법인화 전환의 타당성을 역설하며 준비작업에 들어가면서 국립대 교수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법인화 추진에 반대하며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또 각 국립대별로 대학구성원 간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총장선거 등 정치적인 목적과 연계된 파워게임 양상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18일 전국 거점국립대 교수회장들은 충남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과학기술부와 일부 국립대 총장들에게 법인화 추진 방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충남대와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등 전국 9개 거점 국립대 교수회장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국립대 법인화는 양질의 고등교육 제공과 기초학문 육성이라는 국립대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라며 "국가가 교육공공성을 파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수회장들은 "법인화 전환 시 지역균형 발전과 고등교육기회 제공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대학서열화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거점국립대 총장님들에게 드리는 긴급제안'을 통해 "국립대 교원의 급여체계를 바꾸는 '성과급적 연봉제' 도입과 관련 대다수 교수들의 뜻에 따라 교과부가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도록 공동으로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교육당국이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국립대 법인화와 함께 '성과급적 연봉제'와 '학장 직선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대학 선진화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립대들은 당분간 법인화 전환 여부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마찰과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법인화 논란이 학내 정치적인 이슈로 부상하는 것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대학에서는 법인화 추진 여부가 총장선거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선거판도까지 뒤흔든 것으로 알려질 만큼 민감한 사안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고등교육의 미래를 담보하는 국립대 법인화 전환 논쟁은 대학의 경쟁력과 학문 발전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학내 입지 강화와 정치적인 목적 등을 위한 매개체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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