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실의도 있고 비애도 있지만 결국 낭만이 있는 영화다. 다른 무협 영화와는 다른 인간미 넘치는 새로운 무협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은 80년대 홍콩 액션영화를 주름 잡았던 오우삼 감독이 맡았다. 오우삼 감독은 지난 1985년 주윤발과 함께 ‘영웅본색’, ‘첩혈쌍웅’등의 작업을 통해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으며 30년을 걸쳐 중국 최고의 상업영화 감독임을 인정받고 있다. 영화는 오우삼 감독과 함께 세계적인 제작자 ‘테렌스 창’의 조우로 주목을 받고 있다. 테렌스 창은 오우삼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써 두 사람은 ‘페이스 오프’(1997)를 비롯한 ‘미션 임파서블2’(2000), ‘적벽대전’(2008)에서 함께 작업하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중국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액션 무협 활극의 붐을 다시 한번 창조해보자는 목표로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영화 ‘검우강호’는 슬픈 운명의 굴레에서 얼굴도 이름도 버리고 복수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암살자의 천하를 뒤흔든 복수극이다. 명나라 시대, 800년 전 사라진 라마의 유해를 차지하기 위해 전국의 검객이 한 곳으로 모여든다. 황실의 명으로 달마 유해의 반쪽을 보관하던 지앙(정우성)의 아버지는 달마의 유해를 노리는 암살단에 의해 살해당하게 된다.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던 지앙은 얼굴도 바꾼 채 소박한 우편배달부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한때 흑석파의 자객이었던 정징(양자경) 또한 유해의 일부를 한 사찰에 맡겨놓고 속세를 떠나 얼굴도 바꾸고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간다. 정징을 찾기 위해 흑석파의 우두머리인 왕륜(왕학기)을 비롯해 나머지 킬러들인 옥(서희원), 레이빈(여문락), 마법사(대립인)는 전국 방방곡곡으로 그녀를 수소문한다.

한편, 정체를 숨기며 살아가던 지앙은 같은 마을에서 비단 장사를 하는 정징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약속하게 된다. 하지만 정징이 정체 모를 검객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고 남편 지앙을 구하기 위해 정징이 옛 실력을 발휘하면서 서서히 정체가 밝혀지기 시작한다.

영화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 출동됐다. 국내에도 다수의 팬을 보유한 대만 대표 배우 ‘서희원’을 비롯한 ‘무간도’등을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홍콩대표 배우 ‘여문락’과 중국의 안성기라 불리는 중국 대표 국민배우 ‘왕학기’ 등이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배우 정우성을 선택해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우삼 감독은 “정우성을 보면, 전성시대의 주윤발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적벽대전부터 꾸준히 섭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영화 속에서 두 배우는 서로의 정체를 모르고 사랑에 빠지는 ‘지앙’과 ‘정징’ 역을 맡아 뜨거운 검 대결을 펼친다.

오우삼 감독은 절제된 동작이 돋보이는 ‘마샬 아츠’라는 장르를 도입, 기존의 거칠고 박력 있는 쿵푸를 벗어나 인상적이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새로운 동작을 창조해냈다.

쌍검의 일인자인 정우성은 장검을 비롯 단검·중검 등 다양한 모양의 칼을 사용하는데 칼 모양 역시 일반적인 무협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양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명나라 시대를 재현내기 위해 100여 권의 고증을 통해 시대적 느낌을 살리는 세트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당대 최고의 여검객이었지만 평범하게 살고 싶어 시장에서 비단 장수를 하는 ‘양자경’을 위해서는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비단으로 화사한 느낌을, 신분을 감춘 채 우편 배달부로 살아가는 비운의 암살자 ‘정우성’의 공간은 눈에 띄지 않게 소박하면서도 그의 부지런한 성격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로 장식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영화 ‘검우강호’는 도입부터 이어지는 격렬한 전투 장면을 비롯 전체적인 풍성한 구성과 이야기는 시선을 사로 잡는다. 무협부분과 애절한 로맨스의 두 축은 안정감이 느껴진다.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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