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백제문화단지 내 능사(陵寺)를 방문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게 있다. 능사 내 오층석탑 꼭대기에 금빛을 내뿜는 상륜(相輪)이 바로 그 것. 관람객들이 탄식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황금빛 찬란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금값때문이다.

백제문화권관리사업소에 따르면 10㎏ 이상 금이 소요된 상륜을 제작하기 위해 2006년 당시 1억 6000만 원이 소요됐다. 하지만 현재 금값이 크게 올라 당시 시세의 3배가 오른 4억 8000만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조직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자그마치 3억 원 이상을 벌어 온 효자라고 말할 정도다.

백제문화권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상륜 덕에 충남도가 경제적으로 환원하기 어려운 부가가치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3배 이상 차익이 실현됐으니, 향후도 계속 세입을 올리는 상징이 될 것”이라며 그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금 자체만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뺏을 만큼 황홀한(?) 빛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륜이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한국 최고의 칠장인 정수화 장인만이 지닌 제각비기가 가미됐기 때문이다.

정 장인은 “금박을 입혀도 빛나는 색이 100년 이상 가도 변하지 않는다”고 자신감 보일 만큼 상륜이 내뿜는 황금빛은 은은하고 강렬하다.

백제문화단지 내 5층 석탑과 함께 마련된 황금 상륜은 국내 최초의 것으로 그 의미가 크며 불교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상륜의 륜(輪)은 윤회사상을 상징하며 상륜위에 자리 잡은 보륜은 9개로 불교에서 말하는 완전수를 의미한다. 불교에서 ‘10은 꽉 찬 의미로 기우는 수’이며 ‘9는 채워진 상태’를 의미함하기 때문에 9를 가치 있는 수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륜의 크기도 9m이다. 크기가 큰 만큼 중량은 450㎏을 차지할 정도로 무겁다. 무게가 이렇다 보니 석탑위에 마지막으로 상륜을 올리는 작업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대형 크레인 등 현대적 장비를 총 동원해도 바람이 조금이라도 부는 날에는 작업을 중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관리소 관계자는 “이것을 작업 하면서 백제시대에는 어떻게 올렸는지 가장 궁금했다”며 “이집트의 피라미드만 불가사의라 했는데 이 자체가 불가사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격이 금 값인 만큼 향후 도난에 대한 걱정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미션임파서블 이상의 작전이 필요하다”며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 떼어 가려면 2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불멸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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