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관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의 근본이 되는 사업이다. 그 필요성 만큼 성공적 물 관리는 어렵고 멀기만 한 장정이다. 특히 올해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동시다발적 태풍과 국지성 폭우가 잦아들어 체계적 물 관리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증명했다. 동시에 물 관리에 대한 대자연의 경고를 실감케 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어촌의 기반시설 조성 및 생산활동 지원을 주 업무로 삼고 있다. 전국의 1만 3145개소의 저수지, 양·배수장, 관정 등의 시설물 설치 및 관리를 통해 철저한 물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의 ‘물 관리 컨트롤 타워’라 할 수 있는 수자원관리처 정찬기 처장은 갈수록 예측을 불허하는 기상이변에 대처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정 처장을 만나 물 관리의 중요성은 물론, 향후 계획과 포부를 들어본다. |
대담 = 나인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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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정적이고 깨끗한 농업용수를 공급해 농업생산성 향상과 농업인들의 소득증대를 유도하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적인 극심한 봄 가뭄으로 인해 영농기에 많은 농업인들이 큰 고통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농어촌공사는 똑같은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올해 영농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강수량, 저수율 등 물 부족 상황을 치밀하게 파악해 영농대비 용수확보와 공급에 만전을 기해 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53만 2000㏊ 면적의 논에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해 차질 없는 봄철 모내기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또 올해는 농업용수를 둘러싼 물 관리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물 관리 전문기관으로써 공사의 역할정립과 위상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농업용수의 중요성 및 공사의 물 관리 역할을 홍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 지난 3월 농어촌용수관리 전문기관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는데 배경은.
“농업용수는 연 수자원 총 이용량 337억㎥ 중 160억㎥(47%)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생활의 필수적인 자원이다. 특히 최근 농어촌용수의 공익적·다원적 가치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중요성은 시일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생활의 필수자원인 농어촌용수의 효율적 관리와 이용 방안에 대해 국가적으로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농어촌용수를 관리하고 있는 농어촌공사 역시, 당면하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한층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공사는 지난 3월 농업인과 각계각층 대외인사와 함께 전문적·효율적 농어촌용수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농어촌용수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이 행사를 통해 물 관리를 위한 공사의 역량 집중을 선포하고, 농어촌용수 관리 중요성에 대한 대외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이번 비전선포식을 계기로 국내 유일한 농어촌용수관리 전문기관으로써 향후 위상정립과 역할확대를 위해 전력하겠다.”
- 공사에서 추구하는 농어촌용수관리 전문화 방향은.
“전문성 강화의 궁극적 목적은 국가의 중요 자원인 수자원을 후대에도 변함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공사는 외부의 급격한 여건변화에도 능동적·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인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어촌 지역의 수자원 요구를 충족시키고 농어촌용수의 가치창출을 통해 농어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문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사는 우선적으로 과학적·현대적인 물 관리 선진 인프라를 구축하고, 현장의 유지관리 종사인력에 대한 교육확대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물 관리 전문학교 개설 등을 통해 수자원분야 전문성 강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 물 관리 전문학교 개설에 대한 복안은.
“농어촌용수관리 전문화 실현을 위해서는 하드웨어 측면의 선진 인프라 구축과 함께 내부 물 관리 인력의 전문성 향상도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사는 지난 100여 년 간 농어촌용수관리에 대한 풍부한 현장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하지만 기존 직원들의 자연감소 등으로 인해 물 관리 노하우에 대한 단절이 발생하고 있고, 신규직원의 체계적 물 관리 교육시스템이 미흡해 물관리 전문기관의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사는 기존 직원들의 현장교육 강화 및 물 관리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물 관리 전문학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14일 전북 김제에 소재한 한국폴리텍대학과 학과 개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학과 개설을 위한 다각적 사전 검토를 실시하고 있다. 향후 학과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인력채용 등을 통해 내부 물 관리 인력 전문성 향상 및 농어촌지역의 고객 서비스 수준제고, 농어촌지역 청년실업 해소 등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물관리 선진 인프라 조성과 관련해 공사의 추진사항은.
“지속가능한 수자원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정밀계측 시스템 구축, 물 관리 자동화, IT기반 통합관리시스템 조성 등이 선행돼야 한다. 공사는 그동안 자동수위계 및 물 관리 자동화 시스템(TM/TC) 설치, 물 관리정보 관리시스템(RIMS) 구축 등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한 지속적 하드웨어 확립을 도모했다. 하지만 일정부분 미진한 점이 있어 전문화된 농어촌용수 관리를 위해 자동수위계 미설치 저수지 집중투자, 일정규모 이상 주요시설에 대한 유량·영상시스템(CCTV) 확대 및 TM/TC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개발된 다양한 IT기반 물 관리시스템 통합을 위해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이다. 향후 이를 바탕으로 통합관리가 가능한 구조를 조성해 재난상황 발생 시 현장계측, 자료분석 및 평가, 실시간모니터링, 신속한 상황전파, 지휘·통제가 원스톱으로 가능한 물 관리종합센터를 설치·운영할 방침이다.”
- 대국민 토론회 개최 배경과 의의는.
“전 국민이 농어촌용수를 국토환경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인식하고 소중한 가치를 공감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농어촌용수는 농업이나 농어촌지역에 국한된 수자원이 아니고 공익적·다원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는 국가 수자원에 대한 인식 전환 및 사회적 공감대 조성을 위해 오는 2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민을 비롯해 수자원과 관련된 모든 주체(정부, 학계, 시민단체 등)가 참여하는 수자원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토론회에서는 ‘국가 차원의 미래 수자원 정책방향’과 ‘농어촌용수의 다원적 기능 및 미래지향적 활용방안’을 주제로 수자원과 관련된 각계각층의 의렴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심도있는 토론을 진행해 국가 수자원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고, 가치 향상을 위한 다각적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 급변하는 외부 수자원환경에 대한 대응방안은.
“농어촌용수와 관련된 외부환경은 급변하고 있고 국가 수자원 정책 또한 변화하고 있다. 최근 통합수자원관리를 위한 물 관리기본법 제정, 공사와 지자체로 이원화된 농어촌용수 관리 주체의 일원화, 댐 재개발 사업에 따른 농업용수 수리권 확보방안 등이 큰 화두로 등장하고 있어 공사 차원에서 능동적 대응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외부 환경 및 정책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농어촌용수와 관련된 물 관리 정책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고, 농어촌용수 관리 전문기관으로써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아울러 관련 기관과의 유대 강화, 수자원분야 전문가들과의 유기적 협조체계 마련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 끝으로 꼭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공사는 농업인들과의 공동체 의식을 갖고 진취적 역할수행을 통해 지역 발전과 농업인 소득증대에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최근 농어촌용수 관리는 오직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전담해야 한다는 농업인의 인식변화, 자발적 참여 저조, 국민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효율적 물 관리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체계적 농어촌용수 관리는 농어민과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바탕이 돼야 한다. 공사는 지역주민과 공사직원들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내고향물살리기 운동’을 비롯해 농업인과 지역주민들과의 협치 체계 구축을 통한 자율적 물 관리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농어촌용수에 대한 관심과 효율적 관리를 위한 적극적 참여를 당부한다.”
정찬기 처장은… |
정리=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사진=충청투데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