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에 자리잡은 동춘당.  
 
얼마 전 중고등학생들과 대전에서 1박 2일 역사캠프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캠프 일정 중 도심에서 하나의 주제를 선택하여 사진을 찍고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예상외로 학생들이 진지하고 엉뚱해서 놀랬습니다.

맛집과 걷고 싶은 거리, 아름다운 건물 등 학생들의 주제 표현은 참으로 자유로웠고 다양했습니다. 똑같은 장소인데도 전혀 다른 의미를 담아온 그들의 사진을 보면서 낯선 대전을 만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 지난달 11일 동춘당에서 열린 향교 입학 및 학당체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선비 체험을 하고 있다. 충청투데이DB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예로부터 송 씨들이 많이 살아서 동네 이름마저 송촌(宋村)이 되어버린 곳.

지금의 송촌은 그야말로 송 씨촌이 아니라 아파트촌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나마 동춘당이 옛 모습 찾기 사업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동춘당은 조선 중기 학자 송준길(1606~1672) 선생이 거처하던 별당 건물입니다.

송 선생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후 어지러운 나라를 예로써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분으로, 우암 송시열과 더불어 양송(兩宋)이라 일컬어졌습니다.

선생은 ‘만물과 더불어 봄을 함께 한다’는 동춘당을 호로 삼고 거처하시던 별당의 당호로도 사용했습니다.

동춘당은 360년이나 된 건축물로, 기와나 서까래 같은 것은 개보수를 해왔지만, 소박하고 정다운 자태만큼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을 온돌방과 여름을 시원하게 보냈을 대청마루의 절묘한 조화, 퍼즐 맞추듯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 이음새, 방안에 앉은 선비를 배려한 창문의 머름, 기둥을 받치고 있는 보아지에 단정히 새겨져 있는 무늬까지 어느것 하나 허투루 지은 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정면과 측면의 문을 처마 밑 걸쇠로 들어 올리면 밖에 있던 소나무와 들꽃과 바람마저 성큼 집 안으로 들어서게 되니 안과 밖을 나누던 벽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동춘당 뒤쪽으로는 선생의 고택과 사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조선시대 대전지역 양반집의 구조를 살펴보기 좋습니다.

특히 일반집 사당과 달리 이곳에는 동춘당 선생의 불천위 제사를 지내는 별묘가 자리하고 있어서 동춘당의 격을 한층 높여주고 있습니다. 나무3 http://blog.daum.net/namu3/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