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세계대백제전’의 흥행프로그램인 부여 수상공연 ‘사비미르’의 공연장이 유료 관객들을 무시한 채 VIP 접대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일 매진을 기록, 입장권 구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공연장을 찾는 시민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일부 VIP만을 환대하는 운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백제전 조직위 관계자에 따르면 사비미르의 VIP 석은 수상공연장 건립 당시 48석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지난 8일 공연에서는 이를 상회하는 92석을 VIP석으로 배정한 것이 본보 취재결과 드러났다. 여기에 VIP 배정도 받지 않은 인사가 가족과 지인까지 동반해 좌석을 점유하는 비상식적 사태도 발생했다.

실제 지난 8일 초청도 받지 않은 대전시 고위관계자 A 씨는 가족과 친지로 보이는 6명 정도와 함께 의자가 배치돼 있는 VIP 석에서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대다수 유료 관람객들은 계단식 좌석에서 시종일관 어깨를 부딪치며 불편하게 관람을 해야 했다.

특히 우선 관람권을 보장해야 하는 장애인 관람객은 공연장 왼쪽 구석에 배정돼 일반 관람객과 뒤엉켜 다소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고, 심지어 공연 도중에 관람을 포기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뿐만 아니라 당초 VIP 초청 취지와 상반된 일반 사병과 어린아이들도 VIP 석을 버젓이 차지하는 등 공연 내내 일반 관람객들의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을 기반으로 운영돼야 마땅한 지역축제가 고위 기관장과 행사 관계자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김 모(대전·56) 씨는 “어렵게 입장권을 구입해 부여까지 왔는데 가장 관람하기 좋은 자리는 VIP에 내주고 도우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사비미르 공연 관계자는 “VIP석은 48석 규모로 설정하고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각 기관과 단체에서 VIP석을 배정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 당초 규모 보다 많은 좌석이 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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