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세계대백제전’을 통해 금강을 따라 흐르는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진솔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헝클어진 머리와 검게 그을린 피부, 다듬지 않은 옷맵시에 진흙이 분명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트래킹화를 신고 나타난 한 남자.

‘2010 세계대백제전’ 조직위원회 안태경 예술감독은 행사장 전역을 동분서주하며 대백제전의 프로그램을 기획·총괄하고 있다.

안 감독은 이번 프로그램 표현 콘셉트에 관해 “금강 상류인 고마나루와 시간과 공간이 흘러들어오는 백마강 낙화암 등 두 곳을 중요한 포인트로 설정했다”면서 “수상공연으로 일컫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예술을 두 곳에 배치해 금강이 품어온 백제의 역사성과 문화를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낙화암과 고마나루는 홍보를 하지 않아도 시공을 초월해 누적된 내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도 “전 국민이 알고 있는 두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안 감독은 수상공연 시리즈 ‘사마이야기’와 ‘사비미르’에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안 감독은 “공주 고마나루 전설과 무령왕의 이야기가 조화된 ‘사마이야기’는 스토리텔링이 강한 극 구조 중심으로 표현했다”며 “부여에서 펼쳐지는 ‘사비미르’는 낙화암을 정면에서 바라보는 실경(實景)을 무대로 백제인의 서정성과 국악의 아름다운 선율을 축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대백제전에 관해 “일회성, 전시성 행사에서 탈피해 반드시 수상 공연장의 하드웨어와 이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콘텐츠를 남기고 싶었다”면서 “향후 콘텐츠 역시 변형과 발전의 가능성이 높고, 수상공연장은 지역 음악회나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안 감독은 역사적 실체가 불분명한 백제의 역사와 문화는 ‘고증’을 전제로 현대인의 감각이 가미돼야 진면목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감독은 “역사는 역사가에 의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면서 “역사적 공간과 시간의 공백은 사료를 바탕으로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류를 범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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