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인들 못하랴….

세상의 모든 부모 마음은 같다? 아닌 것 같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른 엄마로 인해, 저는 제 자녀에게 어쩌면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미안한 마음마저 갖기도 했지만, 지금 쓰는 글의 주인공처럼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재작년 일입니다. 지인의 자녀가 대입 수시전형을 앞둔 고3일 때, 수상경력의 이점을 이용해 대입을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보려는 방법으로 상을 받을 수 있게 꾸민 사연을 들었습니다.

그 엄마는 자녀를 위한 좋은 방법으로 여기고 제게 자랑삼아 이야기하면서 동조를 구했지만, 저는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실력도 되지 않는데 남의 그림으로 상을 받게 되는 부정행위로 말미암아 분명히 피해자가 생길 것을 알기에….

그 얘기가 거북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러웠던 것은, 부정으로 수상경력을 만들었지만 마침 그 상의 효력이 대입에 반영되지 못한 점입니다.

내용인즉, 미대는 아니지만 그림과 관련된 학과를 지원하는데 아무래도 수상경력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한 엄마는 학교와 관련된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직책을 빌미로 자녀의 수상경력을 만들고자 일을 꾸몄습니다.

그림을 전공한 사람에게 부탁해 완성된 그림을 받은 다음, 자녀를 대회에 참여시킨 후 그림을 바꿔치기한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궁금해할 틈도 없이 그 엄마는 자랑삼아 떠들었습니다.

관계자를 미리 매수해서 아이의 이름까지 외우게 했다고. 대회 당일 검열도장이 찍힌 도화지를 받아서 그림을 그려 제출해야 함을 알고 있었던 엄마는 사전에 미리 그 도화지를 입수한 정황까지 설명했습니다. 당연히 그 아이는 수상자가 되었답니다.

예체능계열에는 이와 비슷한 일이 소문으로, 혹은 뉴스로 심심찮게 들려왔지만 사실적으로 직접 듣던 제 심정은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더구나 부모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뿌듯해하던 엄마로 인해, 저는 잠깐이나마 우리 애들한테 솔직히 미안해질 정도의 혼란스러움을 겪었습니다.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심정은 같겠지만, 자녀를 이끄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첫째 물고기를 사다주는 부모, 둘째 물고기를 잡아주는 부모, 셋째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부모(꼼수를 가르치는 부모)와 정직한 삶을 가르치는 부모, 마지막으로 방관자가 된 부모.

가끔 어떤 생각을 가진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제 생각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할 때도 있습니다.

온갖 능력을 다 갖추고 오직 내 자식의 안일과 행복만을 생각하는 부모들 틈에 끼면, 제가 오히려 이상하고 잘못된 부모가 된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 아이를 보면 가끔 소름끼칠 때가 있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뒷 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하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짐을 깨닫게 합니다.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라고 해서 부정행위를 정당화시키면, 그 아이는 부모로부터 무엇을 배울까요?

지인의 솔직토크가 저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일화입니다.

토토 http://totobox.tistory.com/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