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을 위해 부탄인으로 변신한다?’

영화 ‘방가? 방가!’에는 취직을 위해 부탄인으로 변신하는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영화 속 캐릭터는 사회 문제를 꼬집으면서도 어둡지 않고, 웃기지만 억지스럽지 않은 감동적인 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던 육상효 감독이 내놓은 아이디어다.

감독은 코믹한 상황 속에 불교 교리를 녹여 유쾌한 웃음을 던진 ‘달마야 서울가자’의 육상효 감독으로 이번 역시 이주 노동자와 관련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간단한 이야기에서 시작했다.

이후 감독은 이주 노동자 관련된 단속반이나 노동자, 자원 봉사자 등을 모두 만나 수 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 속 강한 캐릭터들로 녹여 냈다.

영화 ‘방가?방가!’는 지난 2009년 영화진흥위원회의 한국영화 제작 지원작으로 출품된 300편의 시나리오 중 채택된 4편 중 하나로 최종 지원작에 뽑혔다.

제작 지원작으로 출품 당시 참신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시나리오, 웃음 코드의 진정성 등을 인정 받아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선택 받았다. 육 감독은 6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게 된 영화 ‘방가?방가!’로 단지 웃기기 만한 코미디가 아닌, 그의 가장 특출한 장기인 코믹한 상황에서 선사하는 의미 있는 메시지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영화 ‘방가?방가!’는 5년의 백수 생활 동안 주차장, 커피숍, 공장, 막노동 등 안 해본 일이 없는 백수 방태식(김인권)이 외모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부탄인 ‘방가’로 변신하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코믹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방태식(김인권)은 어리버리하지만 효심이 지극한 청년으로 ‘동남아’라는 별명이 생활화되었다. 게다가 엘리트 대열에 끼고 싶은 그의 바람과 달리 외모로 인해 취직에 난항을 겪는다.

태식은 5년간 노래방 한 켠에 자리잡고 앉아 이력서만 써 대자 이를 보다 못한 절친한 용철이 태식의 취업 성공을 위해 ‘방태식의 부탄인 변신’ 작전에 돌입한다.

용철은 태식의 단점으로만 지적되었던 외모를 장점으로 승화시키자면서 한국에서 딱 세 명 밖에 없다는 부탄인 '방가'로 변신시켜 의자 생산 공장에 취직하게 한다. 태식은 공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나고 베트남 출신의 장미(신현빈)에게 연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어떻게든 잘살아보겠다며 국적을 속이고 일하는 태식과 달리 용철은 노래방을 팔아버린 후 고향에 금의환향 할 생각밖에 없다.

이를 모르는 태식은 친구의 노래방을 돕기 위해 '외국인 노래자랑'을 내세워 공장 직원들을 매일 노래방으로 데려온다.

그러던 어느 날 용철은 태식의 주민등록증을 위조 문서로 착각한 노동자들이 자신들도 가짜 주민등록증과 여권을 만들어달라고 하자, 그들에게서 받은 돈을 챙겨서 도망치자고 태식에게 제의한다.

영화는 유쾌한 코미디 속에 적절히 녹아있는 감동적인 선율을 선보인다.

단순히 주인공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뛰어 넘어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마지막 하모니를 연출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음악의 힘을 일깨우기도 한다. 감독은 처음 기획하면서부터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핵심을 ‘바로 사람은 누구나 다르지 않고 틀리지 않다는 것’으로 지목한다.

감독은 “외국 사람이 한국 사람으로, 한국 사람이 외국 사람으로 실감나고 즐겁게 오해 받을 수 있다면 유쾌한 코미디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한다. 육 감독은 영화에서 주인공 방태식이 외국 사람으로 오해되고 오인되는 상황들의 당위성을 중요하게 표현한다.

어느 영화보다도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지닌 배우들이 모여 진행된 영화 ‘방가?방가!’는 관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의 인물들이 선사하는 특별한 캐릭터의 재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주연은 영화 ‘해운대’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 사랑받은 김인권이 캐스팅 됐으며 데뷔 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 개성 강한 외모로 영화 속 부탄인 '방가'를 완벽하게 재연해 낸다.

영화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애환과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고 유쾌하게 버무려 건강한 웃음을 전한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10분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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