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 대표 문화 축제인 ‘2010 세계대백제전’이 특정단체가 주관한 행사의 지연운영으로 계획됐던 후속 행사를 갑작스레 취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행사장을 찾았던 관람객들이 동네축제 만도 못하다며 거세게 항의하는 등 국제행사라는 위상마저 크게 실추시켰다는 지적이다.

실제 세계대백제전 조직위원회는 지난 29일 오후 7시 부여 구드래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창작 마당극 ‘미마지’를 갑작스레 취소했다.

이유는 앞서 열린 특정단체의 행사가 예정보다 뒤늦게 끝났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2시간 넘게 임원 소개 및 회원 표창 등 행사 시간을 크게 지연시켜 세계대백제전 주요 공연마저 취소토록 하는 사태를 초래했다.

문제는 이 단체가 당초 6시 30분까지 종료키로 했으나 오후 8시 20분에야 뒷정리를 하도록 세계대백제전 조직위원회가 방관했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창작 마당극 ‘미마지’를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던 방문객들은 엉뚱하게도 특정단체의 행사를 울며겨자먹기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더구나 정작 기대했던 공연은 아예 보지도 못했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공연을 보러왔던 김 모(50·부여) 씨는 “세계대백제전이 기획한 공연을 보러와서 특정단체의 행사를 지켜보는 것도 지루했는데, 갑자기 공연까지 취소해 너무 황당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람객인 최 모(69) 씨는 “특정단체의 행사가 지연되면 이를 제지해서라도 예정됐던 공연을 하는 것이 상식 아니냐”면서 “국제행사라는 이름값도 못하는 진행방식에 울화가 치밀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백제전조직위 관계자는 “노래를 1~2곡으로 줄여 달라고 부탁하는 등 예정시간에 행사가 종료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이 단체가 시간을 지연시켜 부득이 하게 공연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애초에 자신들의 단체를 홍보하기 위한 행사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행사 자체를 치를 수 없도록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해당 단체 관계자는 “자체행사 후 대백제전과 함께하는 우정 음악회를 개최했고, 5000부의 초청장을 각 기관에 이미 뿌렸다”면서 “지난해부터 기획한 행사다보니 조직위원회에 양해를 구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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