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김모(43) 씨는 잦은 회식과 늦은 시간까지의 야근을 반복하는 직장인이다. 회사일이 바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건강에 자신하고 있던 터라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김 씨가 요즘 고민에 빠졌다. 최근 회사 건강검진에서 전단계 고혈압 소견을 보여 의사로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고혈압으로 치료중이라 더욱 걱정스럽다.

고혈압이란 혈압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그러므로 고혈압을 이해하려면 먼저 혈압이란 무엇인가를 알아야한다.

우리 몸에는 펌프 역할을 하는 심장이 있다. 이 심장은 몸의 구석구석에 혈액을 보내주기 위해 대동맥이라는 큰 혈관을 향해 혈액을 힘차게 내뿜는다. 그런데 이렇게 내뿜어진 혈액들은 대동맥과 같이 큰 혈관에서 모세혈관쪽의 점점 작은 혈관들로 갈라지기 때문에 저항을 받는다. 혈압이란 이때 심장의 수축하는 운동과 혈관의 저항 양쪽 사이에서 생기는 것으로 혈관벽을 미는 힘(압력)을 혈압이라고 하는 것이다. 혈압을 말할 때 흔히 "최고는 얼마, 최저는 얼마"라고 말하는데 최고 혈압이란 심장이 수축하여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벽이 받는 압력으로 이를 수축기 혈압이라고 하고, 최저 혈압이란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올 때 혈관에 미치는 압력으로 이완기(확장기) 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혈압을 측정하여 진단한다. 혈압은 변동이 있고 또 여러 가지 원인으로 상승할 수 있으므로 한번 측정해서 판단하기는 어려우며 두 번 이상 외래를 방문하여 측정한 혈압이 140/90mmHg 보다 높으면 고혈압으로 본다. 많은 연구결과, 혈압이 높을수록 심근경색, 뇌경색 등 심뇌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혈압은 금주 및 안정 상태에서 2번 이상 측정해야

혈압은 하루에도 수시로 변한다. 김 씨의 혈압이 130/88mmHg 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김 씨가 혈압을 잰 그 순간의 혈압이 130/88mmHg 이라는 말이다. 혈압은 음식, 술, 통증, 스트레스, 기분 등에 의해 변할 수 있으며, 또 자세에 의해서도 달라진다.

고혈압은 혈압을 측정하는 것 이외에 위험인자, 표적 장기 손상의 유무 및 심장적 심뇌혈관계 질환 등을 알아보기 위하여 여러 검사를 실시한다. 우선 기본검사로서 키, 체중, 갑상선 비대, 부종, 심박동, 경동맥, 복부 혈관음 등을 검사한다. 또한 요검사를 실시하여 단백질, 혈액, 당이 검출되는지 알아보고 기타 혈액 검사를 통해 간기능 검사, 혈중지질 농도 검사 당뇨병의 유무 등을 검사한다. 그 외 좌심실 비대 등을 알아보기 위하여 심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또한 신장이나 내분비계 질환이 원인인 2차성 고혈압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초음파 검사나 CT 검사를 할 수도 있다.

고혈압 외에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를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심비대, 망막 혈관의 손상, 콩팥의 변화, 하지 혈관의 동맥경화 등의 표적 장기 손상 소견이 나오면 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고지혈증, 흡연, 당뇨, 조기 심장혈관질환 가족력, 60세 이상의 고령의 심장병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혈압을 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정상 혈압 유지가 중요

고혈압의 치료 목적은 혈압을 정상화(130/85mmHg 미만)시켜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풍이라고 하는 뇌졸중이고, 그 외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동맥경화증, 망막 출혈, 시력소실, 신부전 등이다.

고혈압의 원인은 대부분 밝혀져 있지 않아 원인을 제거할 수 없으며, 고혈압을 일으키는 여러 위험인자의 제거도 쉽지 않기 때문에 고혈압을 정상 혈압으로 끌어 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약물 요법이다. 그러므로 고혈압 환자들은 약물 복용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며 적절한 약물 요법과 함께 생활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어떠한 보약보다 좋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간혹 약으로 혈압이 조절되면 스스로 약을 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혈압이 정상이 되면 이제 치료를 그만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데, 고혈압은 관리하는 질병이다.

그러나 고혈압 치료를 해서 몇 년 동안 잘 관리되어 왔다면 의사의 지시 하에 약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며 완전히 끊게 될 수도 있다. 의사와 상의한 다음 약을 끊었던 사람들을 일 년 후에 다시 조사해 보면 절반정도는 약 없이 생활요법 만으로도 정상 혈압이 유지된다.

◆고혈압 치료는 평생 지속적으로 받아야

고혈압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고 조절하는 병이므로 약물 치료 및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전단계 고혈압, 1기 고혈압일 때에는 생활요법을 시작하며 그래도 조절이 안되면 약물요법을 한다. 2기 고혈압 이상이거나 합병증 또는 위험인자가 있으면 처음부터 약물요법을 시작하며 동시에 생활요법도 병행한다. 모든 고혈압 환자는 약물요법을 받는 경우에도 잘못한 생활습관을 반드시 교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고혈압은 별다른 증세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고혈압이 심한 사람들도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치료하지 않고 있다가 여러 합병증이 생긴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고혈압을 반드시 그리고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고혈압의 치료는 어렵지 않고 치료하여 혈압이 잘 조절되면 위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합병증 위험이 확실히 감소한다.

제공=최정현 단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정확한 혈압 알려면]

1 안정된 상태에서 혈압을 잰다. 운동 후에는 적어도 한 두 시간이 지난 다음에 혈압을 재거나 병원에서 잴 때에는 5분 이상 가만히 앉아 쉬었다가 혈압을 잰다.

2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셨으면 30분이 지나서 혈압을 잰다.

3 술을 마셨을 때에는 정확한 혈압이 나오지 않는다.

4 2분 이상의 간격으로 2번 이상 측정하여 평균을 내고 2-3일 간격으로 다시 측정한다.

혈압 분류 수축기 혈압(mmHg) 이완기 혈압(mmHg)
정상 120미만 80미만
전단계 고혈압 120~139 80~89
1기 고혈압 140~159 90~99
2기 고혈압 160 이상 100 이상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