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원군 부용면에 조성된 리틀야구장이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어 구장에 잡초가 자라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충북 청원교육청이 청원군 부용면 외천초에 조성한 리틀야구장이 교육행정의 총체적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이 오는 2013년 폐교대상학교로 지정한 외천초에 야구장을 조성했는가 하면 지난 7월 개장 이래 이달 29일까지 이용실적은 단 2일에 불과하다. 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야구장 수요를 계산하지 않은 채 리틀야구장으로 조성해 이용자들의 안전사고 우려도 낳고 있다.

▲외천초 리틀야구장

29일 청원군교육청에 따르면 청원군 부용면 외천초 리틀야구장은 어린이 야구의 저변확대 및 스포츠 활성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등을 위해 지난해 10월 7억 799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사가 시작됐고 지난 4월 준공됐다. 대한야구협회의 야구장 규칙에 준해 설계 및 시공이 이뤄졌고 한국리틀야구연맹의 경기장 규격을 참조했으며 홈플레이트부터 외야까지 78m의 야구장에 더그아웃, 볼카운트보드, 관리동 등이 조성됐다. 청원교육청은 향후 리틀야구단 및 초등학교 저학년의 방과 후 학습활동, 학생동아리 등의 야구경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폐교대상 학교에 야구장

29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청원 외천초는 동화초, 행정초 등과 함께 오는 2013년 폐교예정학교로 지정된 소규모 학교다. 폐교예정학교 지정은 본교 기준 학생 수 50명 이하의 학교로 학부형의 60~75%가 폐교에 찬성할 경우 폐교가 결정된다. 현재 외천초의 전학년 학생 수는 32명으로 지난 4월 1일 기준 33명에서 1명이 줄었다.

충북도교육청은 외천초를 폐교예정학교로 지정했지만 야구장 조성과정에서 청원교육청과의 행정적 협의는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28일 청원교육청 시설담당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외천초는 폐교예정학교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충북도교육청에서 폐교예정학교로 지정한 것은 맞지만 폐교 권한은 청원군교육청에 있기 때문에 반드시 폐교된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설사 폐교 되더라도 외천초와 리틀야구장은 별개”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천초 행정사무원이 리틀야구장 관리를 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천초가 폐교될 경우 별도의 관리인력이 필요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4개월 간 이용실적 2일

지난 4월 준공된 외천초야구장은 지난 7월 준공식을 가졌다. 이후 현재까지 이용실적은 사설 리틀야구클럽이 유료로 이용한 2일이 전부다.

이로 인해 청원교육청은 활성화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야구장 조성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원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기 어려워 외천초에 운영을 맡겨 왔었다”며 “앞으로 리틀야구연맹이 무상임대 형태로 위탁운영을 맡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리틀야구연맹이 위탁운영을 맡아도 공공시설의 상업적 이용이라는 논란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자 안전사고 우려


당초 이 야구장은 초등학교 1~3학년의 저학년이 사용하는 리틀야구장으로 조성됐다. 청원군교육청은 이용자들의 안전사고를 우려해 홈플레이트를 중심으로 120㎝ 높이의 내야안전펜스를 설치했다. 이는 성인남자의 허리 정도의 높이로 저학년만 이용할 경우 안전사고의 우려는 높지 않다. 문제는 고질적인 야구장 부족 현상으로 인해 이 야구장을 초등학교 저학년만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당장 청주 우암초등학교 야구부가 우암초 야구장 공사로 인해 다음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외천초에서 훈련키로 돼 있다. 일부 야구인들은 고학년 선수가 훈련 중 야구공만 보고 달려가다 펜스에 부딪칠 경우 그대로 펜스를 넘어 맨땅에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수비수가 공을 ㅤㅉㅗㅈ다 펜스에 부딪치는 장면은 야구경기에서 흔한 모습이다.

청원교육청 관계자는 “시설이 미비한 곳이 발견되면 차차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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