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의 호객행위가 지나치면 오히려 불쾌해지고 들어가기 싫어집니다.”

회사원 박 모(32) 씨는 지난 12일 오후 8시경 고등학교 동창들과 술을 마시기 위해 서구 둔산동 일대를 배회하고 있었다.

술집을 찾는 10여 분 동안 인근 도로에서 유흥업소를 홍보하는 호객꾼들로부터 무려 5번이나 붙잡혀 실랑이를 벌여야만 했다.

심지어 호객꾼들이 박 씨 일행을 서로 데려가기 위해 말다툼을 벌여 불쾌한 생각까지 들었다.

박 씨는 “우리들을 앞에 두고 호객꾼(일명 삐끼)들이 말다툼을 하는 것이에요. 친구들도 기분 나빠해서 택시를 타고 만년동에 가서 술을 마셨어요”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지역 요식업소·유흥업소 등의 과도한 손님유치 경쟁으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흥업소 밀집지역 주변에 거주하는 김 모(46) 씨는 “늦은 밤 집에 들어가다 보면 호객꾼들에게 붙들리는 일이 많다”며 “호객꾼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팔을 잡아당기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지적했다.

업주 또는 종업원들의 과열된 손님모시기 경쟁이 상호 폭력행사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12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건물에서 A 주점 업주 이 모(37·여) 씨와 B 주점 종업원 이 모(23·여) 씨가 술을 마시러 온 손님을 두고 경쟁하던 중 상호 폭력을 행사해 상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이에 대해 대전지역 요식업·유흥업 업주들은 매상이 줄어들어 어쩔 수 없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구 대흥동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강 모(35) 씨는 “지난해보다 매상이 20%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모시기 위해 사장인 내가 직접 가게 문밖에 서서 손님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과열된 호객행위로 폐해가 속출하자 경찰의 단속강화를 요구했다.

동구 용전동에 거주하는 이승훈(38) 씨는 “호객꾼들은 불법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며 “단속을 강화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열된 호객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앞으로 지구대를 중심으로 방범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천수봉 기자 da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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