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철 이상저온과 여름철 폭염 및 태풍, 폭우 등으로 채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28일 대전 농협 하나로마트 안영점에서 배추 1포기가 1만 4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최근 배추 한 포기가 1만 5000원에 육박해 본격적인 김장철을 한 달여 정도 앞두고 김장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다음 달 하순에 출하될 김장용 배추도 이상기후 탓에 재배가 늦어지고 있고 지난해 보다 재배면적이 줄어들어 출하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추 값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른 채소들도 가격이 치솟기는 마찬가지다. 김장에 양념채소로 쓰이는 무, 대파, 양파, 마늘 등도 지난해 보다 최대 3배가량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이와 같은 시세가 이어질 경우 김장 비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추석이 지나도 채소 값이 오히려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어 김장철까지 높은 가격이 유지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김장을 앞둔 주부들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28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가격공시에 따르면 배추 1포기의 최고가는 1만 5000원으로 추석전(9000원) 보다 10여일 사이에 6000원이나 폭등했고 한 달 전 5125원에서 2.9배, 1년 전 3500원보다는 4.3배나 치솟은 셈이다.

지난해 김장철 배추의 가격은 2000원대 안팎으로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배추의 시세는 현재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시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이고 있어 배추 파동이 우려된다.

배추뿐만 아니라 김장 재료인 무와 대파, 양파 등의 가격도 장담할 수 없다. 이날 무 한 개의 최고 값은 5000원으로 사흘 전 4000원보다 25% 상승했고 1년 전 1980원에 비해 152% 올랐으며 대파 한 단은 8500원으로 1개월 전 4110원에서 2배가량 상승 했다.

지난해 김장철 무와 대파 가격은 각각 1000원과 2000원 선을 기록한 것을 감안했을 때 올해 김장철 무와 대파 가격도 최소 2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주부 김모(42, 대전 서구 탄방동)씨는 “요즘 마트에서 배추 등 채소를 살 생각을 아예 접었지만 김장은 해야 돼 걱정이 많다”며 “배추 등 김장과 관련된 채소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진다면 김장 시기를 늦추거나 최소한으로 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농산물유통업체 관계자는 "기상 악화와 병충해로 현재 산지에서 출하되는 물량이 워낙 적어 당분간 채소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달 하순부터 가을배추와 가을무 등 본격적으로 김장 채소의 출하가 시작되면 현재보다는 가격이 떨어지겠지만 예년 수준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전민희 기자 manaju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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