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8월 제천의 한 노상에서 술에 취해 귀가하다 괴한에게 폭행당한 A(46) 씨. A 씨는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온 윤모(45) 경위 등 경찰관 2명에게 다짜고짜 욕설을 퍼부었다.

A 씨는 "지금 당장 범인을 잡아오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며 윤 경위를 협박하고 주먹으로 얼굴 등을 폭행했다.

#2. 지난 7월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은 B(32) 씨는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나다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이모(52) 경위가 순찰차 탑승을 요구하자 B 씨는 기다렸다는 듯 주먹을 휘둘렀다. 지구대에 도착한 그는 음주측정에 불응하고 경관들에게 온갖 폭언을 퍼붓더니 급기야 휴대전화를 얼굴에 던지는 등 폭행을 서슴지 않았다.

#3. 1993년 경찰에서 해직된 C(55) 씨. 지난해 9월 청주시 상당구 탑동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택시기사와 승강이를 벌였다. C 씨는 지구대에 도착해서는 “선배도 못 알아보는 것들이 무슨 경찰이냐”며 김모(37) 경사를 폭행하고 1시간30분 동안 행패를 부렸다.

충북도내 ‘매 맞는 경찰관’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23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8월말까지 경관들을 폭행하거나 지구대에서 행패를 부린 혐의로 붙잡힌 공무집행방해사범은 336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4명이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쇠고랑’을 차는 셈이다.

최근 3년간 공무집행방해사범의 검거추세를 살펴보면 지난 2007년은 488명, 2008년 653명으로 전년대비 33.8% 증가했다. 지난해는 645명이 검거됐다.

매년 공무집행방해사건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구속률은 감소하고 있다.

2007년 전체 488명 중 45명이 구속돼 9.2%를 보였지만 2008년에는 5.6%, 2009년은 4.4%를 기록,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수가 늘다보니 유형 역시 다양하다.

10대 청소년들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장난삼아 단속 중인 경찰관을 향해 돌진하는가 하면 10여년간 경찰제복을 입었던 전직 경찰관마저 지구대 경관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거리에 쓰러져 있는 취객은 귀가를 도와주려는 경관을 폭행하고,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자 앙심을 품고 술에 취해 지구대를 찾아 순찰차를 파손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경찰의 '무관용 사법처리' 방침으로 인해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도 입건을 원칙으로 하다보니 사건수가 증가하는 점도 있지만 법원과 검찰에서의 향후 처벌수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경찰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상습적인데다 경관들의 부상정도가 큰 사안도 정작 법원에서는 가벼운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보니 공집방해사범들의 인식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며 “법질서 확립을 위해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경우는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도 관용치 않고 엄정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연도 구속 불구속
2007 488 45 443
2008 653 37 616
2009 645 29 616
2010(8월말) 336 14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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