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행사 때마다 심대평·이완구 전임 지사를 극진히 예우하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파격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치단체장을 민선으로 선출하는 지방자치가 시행된 이후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라는 점에서 시선이 집중된다.
안 지사는 지난 17일 부여 백제문화단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0 세계대백제전’ 개막식 개회사를 통해 “1994년 여러 선각자들이 백제문화단지를 구상했고, 1998년 김종필 전 총재의 기여로 백제문화단지 사업이 성사됐다”며 “김 전 총재를 비롯한 선배님들의 업적에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총재의 뒤를 이어 심대평·이완구 전임 지사들이 12년에 걸쳐 공을 들였다”면서 “두 분 선배님들이 공들여 부은 적금을 후배인 제가 오늘 타게 됐다”며 세계대백제전의 개막의 공로를 전임 지사들에게 돌렸다.
안 지사는 지난 10일 보령시를 초도방문한 자리에서도 “충남은 심대평, 이완구 전 지사 등 전임자가 이룩한 업적을 계승하는 전통을 가진 선진 지자체”라면서 “전임지사 시절 입안한 정책에 일부 하자가 있더라도 잘 이어받아 도민들에게 보탬이 되는 도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안 지사가 왜, 두 전직 지사에 대해 이처럼 극진히 예우하고 있는 걸까.
한 마디로 손해(?) 볼 것 없다는 지략에 바탕한다는 분석이 많다.
선배에 대한 예우를 통해 운동권 출신이라 딱딱할 것이라는 이미지를 일거에 불식하고,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과 계층의 폭을 넓히는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색채를 드러냄으로써 차세대 리더로서 위상을 굳힐 수 있다는 계산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한 때 ‘노무현의 남자’로 불리다 16대 대선기간 중 선거자금 의혹에 발목이 잡혀 ‘무관(無官)’의 영광에 만족해야 했던 그가 민주당의 불모지인 충남에서 새로운 도백으로 우뚝 선 것도 변화를 읽는 그의 탁월한 안목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두 전직 지사와 선거전에서 맞붙는 일이 없었던 것도 그의 보폭을 넓히는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인근 대전시와 같이 전·현직 시장이 맞붙는 경우, 선거가 끝난 뒤에도 쉽게 갈등의 골을 좁히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 전직 지사에 대한 그의 예우는 어찌 보면 ‘맞짱’을 뜨지 않았던 행운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선거 한 번 치르면 온 가족이 모두 발가벗겨지는 우리의 척박한 정치풍토를 보더라도, 선거전에서 서로 대립하지 않은 것은 전임자의 지혜를 빌릴 수 있는 ‘덤’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민주정부 10년’을 다시 평가받으려는 그가 긁어서 생채기를 내기보다는 당적을 초월한 선 굵은 이미지를 통해 지원군의 세를 넓혀나가야 하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다.
“충청에서 더 이상 2인자 정치가 발붙여선 안 된다”며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로 키워 달라”는 그의 행보가 취임 100여 일을 앞두고 새삼 주목 받고 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안 지사는 지난 17일 부여 백제문화단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0 세계대백제전’ 개막식 개회사를 통해 “1994년 여러 선각자들이 백제문화단지를 구상했고, 1998년 김종필 전 총재의 기여로 백제문화단지 사업이 성사됐다”며 “김 전 총재를 비롯한 선배님들의 업적에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총재의 뒤를 이어 심대평·이완구 전임 지사들이 12년에 걸쳐 공을 들였다”면서 “두 분 선배님들이 공들여 부은 적금을 후배인 제가 오늘 타게 됐다”며 세계대백제전의 개막의 공로를 전임 지사들에게 돌렸다.
안 지사는 지난 10일 보령시를 초도방문한 자리에서도 “충남은 심대평, 이완구 전 지사 등 전임자가 이룩한 업적을 계승하는 전통을 가진 선진 지자체”라면서 “전임지사 시절 입안한 정책에 일부 하자가 있더라도 잘 이어받아 도민들에게 보탬이 되는 도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안 지사가 왜, 두 전직 지사에 대해 이처럼 극진히 예우하고 있는 걸까.
한 마디로 손해(?) 볼 것 없다는 지략에 바탕한다는 분석이 많다.
선배에 대한 예우를 통해 운동권 출신이라 딱딱할 것이라는 이미지를 일거에 불식하고,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과 계층의 폭을 넓히는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색채를 드러냄으로써 차세대 리더로서 위상을 굳힐 수 있다는 계산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한 때 ‘노무현의 남자’로 불리다 16대 대선기간 중 선거자금 의혹에 발목이 잡혀 ‘무관(無官)’의 영광에 만족해야 했던 그가 민주당의 불모지인 충남에서 새로운 도백으로 우뚝 선 것도 변화를 읽는 그의 탁월한 안목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두 전직 지사와 선거전에서 맞붙는 일이 없었던 것도 그의 보폭을 넓히는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인근 대전시와 같이 전·현직 시장이 맞붙는 경우, 선거가 끝난 뒤에도 쉽게 갈등의 골을 좁히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 전직 지사에 대한 그의 예우는 어찌 보면 ‘맞짱’을 뜨지 않았던 행운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선거 한 번 치르면 온 가족이 모두 발가벗겨지는 우리의 척박한 정치풍토를 보더라도, 선거전에서 서로 대립하지 않은 것은 전임자의 지혜를 빌릴 수 있는 ‘덤’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민주정부 10년’을 다시 평가받으려는 그가 긁어서 생채기를 내기보다는 당적을 초월한 선 굵은 이미지를 통해 지원군의 세를 넓혀나가야 하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다.
“충청에서 더 이상 2인자 정치가 발붙여선 안 된다”며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로 키워 달라”는 그의 행보가 취임 100여 일을 앞두고 새삼 주목 받고 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