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수·목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이 이뤄지고 있는 청주시 흥덕구 수동 수암골 전경. 충청투데이DB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에 편승해 드라마 촬영지가 있는 충북도, 청주시, 옥천군, 괴산군, 충주시 등은 연일 드라마 연계관광활성화 사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오는 16일 종영을 앞둔 현 시점에서 앞으로를 염두에 두지 않은 '일단 짓고 보자' 식의 예산집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자체 관광상품화 혈안

14일 충북도에 따르면 청주, 청원, 옥천, 괴산, 충주 등 '제빵왕 김탁구' 촬영과 연관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안내판·편의시설 정비, 포토존 설치, 먹을거리 조성, 농·특산품 판매소 설치 등 14종 53개 사업에 9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이 드라마가 동남아 10여 개국에서 방영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관광설명회를 열고 현지 여행사와 언론사를 초청하는 팸투어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청주시의 경우는 상당구 내덕동 문화산업진흥재단 내 옛 연초제조창 창고 2채를 활용해 '김탁구 체험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드라마 제작 관련업체는 경기도 평택 등에 있는 드라마 세트장 등을 이곳을 옮겨놓은 뒤 관람객 등을 상대로 밀가루를 반죽하고 직접 빵을 만들어보는 등의 제빵 체험장을 운영하는 방안을 시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는 시설이용에 대한 유료임대계약 체결을 전제로 업체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무분별한 투자 '애물단지' 우려

그러나 '김탁구' 인기에 편승해 관광상품 개발에만 혈안이 돼 있는 도내 지자체들의 근시안적 투자가 자칫 예산낭비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상당수 영화·드라마 촬영장 또는 세트장 등을 활용한 관광상품이 방송 종영후 관광객이 줄어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관리부실로 지역 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제천시의 경우 지난 2001년 20억 원을 들여 청풍문화재단지 내에 SBS드라마 '장길산' 세트장을 건립했지만 방송이 끝나고 관광객이 급감, 문화재단지 자체 이미지까지 훼손시켜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지자체의 투자가 지역경제 활성화보다는 일부를 위한 특혜 아닌 특혜가 될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제빵왕 김탁구'의 경우 주무대가 된 상당구 수암골에 하루 평균 관광객 1000여 명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지만 촬영장소를 제공한 특정인에게만 집중되는 경제효과 때문에 지역민 간 갈등으로 까지 번지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호표 청주대 관광학부 교수는 "드라마의 특성상 종영 후 쉽게 잊혀진다는 점 때문에 이를 활용한 관광상품화는 쉽지 않다"며 "따라서 방송종영을 염두에 두고 지역 고유의 관광요소와 연계할 수 있는 장기적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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