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주요기업들의 추석선물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윤리경영’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직원 간 선물을 주고 받는 사례가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H 부품회사 등은 직원들 간 추석선물을 주고 받는 것을 수 년 전부터 아예 금지시켰다. 또 매달 한 번씩 ‘윤리교육’을 통해 ‘선물관행’을 차단해 나가는 과정이다.

H 부품회사의 한 직원은 “선물을 주거나 받다 적발됐을 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그래서인지 명절에 선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 고민하는 직원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전지역 등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충남도시가스의 경우엔 이 보다는 다소 융통성이 있는 편이다.

마찬가지로 직원들 간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지만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일정금액 이하를 선물을 하는 것은 허용된다. 충남 도시가스의 한 직원은 “윤리경영 차원에서 지난 2005년 경부터 직원들 간 선물교환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개인의사에 반하는 선물을 받았을 시 회사에 신고하면 받은 선물들은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 상사가 주는 선물의 경우 양말과 같은 조그만 선물인데 이는 ‘열심히 뛰자’는 의미다”고 말했다.

명절을 맞아 마음을 전해도 되는 기업도 있다. S기업의 경우 명절 선물과 관련 회사차원의 별다른 지침 및 규제가 없는 편이다.

S기업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은 허용된다”면서 “김, 생활용품, 차례주 같이 주고 받아도 부담되지 않는 선물들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또 “젊은 직원들일수록 선물에 연연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이들 직원들은 선물보다 명절 연휴 여행계획 등을 세우는 데 더 많은 관심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같은 회사가 아닌 ‘개인 대 단체’, ‘단체 대 개인’, ‘단체 대 단체’ 간의 ‘선물교환’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기업체 관계자들의 한 목소리다.

대전지역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상황과 형편에 따라 선물종류와 가격대가 달라질 뿐 매년 빼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모 기업 중견급 간부는 “윤리경영도 좋고,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마음마저도 서서히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있다”면서 “선물은 사라져도 직원들 간의 정만큼은 돈독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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