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율량2지구 내 공동주택용지 분양계약 업체들이 잇따라 토지대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으나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대금 징수 작업에 미온적으로 대응,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무리한 사업확장과 부실경영으로 118조의 부채폭탄을 안고 있는 LH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토지대금 징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데도 지나치게 업체 편의주의적이라는 지적이다.

7일 LH 충북본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LH는 선수공급계약을 통해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일원 청주율량2지구 내 공동주택 부지를 지역 건설업체인 ㈜대원(대표 전영우)과 선광건설㈜(대표 황원구) 등에 분양했다.

대원은 공동주택 용지 가운데 B-1블럭(4만 9659㎡) 1필지와 C-3블럭(4만 851㎡) 1필지를 각각 581억여 원과 588억여 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선광건설은 C-4블럭(2만 1463㎡) 1필지를 316억 여원에 계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이 토지매입에 따른 중도금과 잔금을 지난 7월 1일까지 납부를 해야 되지만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납부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공동주택 부지를 낙찰 받은 업체가 토지대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LH가 지나치게 업체 봐주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땐 엄청난 이익을 챙기며 또 다른 부동산을 매입하고 불황을 이유로 대금 지급을 미루는 것에 편의를 봐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청주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LH가 택지개발하는 곳마다 낙찰받은 지역의 일부 업체들이 부동산 활성화 바람을 등에 업고 엄청난 이익을 남긴 채 대형 건설사에게 되팔거나 시공사로 선정되는 ‘손 안대고 코푸는’ 식의 행태가 종종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당초 LH가 추구하는 택지의 효율적 개발과 주택난 완화와는 크게 위배되는 것으로 앞으로 건설사들이 지양해야 될 문제이며 LH도 토지대금 등 자금징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원 관계자는 “다음달 분양 예정인 B-1블럭은 토지대금 납부가 끝났지만 내년에 아파트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C-3블럭은 LH와 협의를 통해 일부러 잔금납부를 지연하고 있는 것”이라며 “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대출금리나 연체이자가 비슷하기 때문에 내년 봄 분양시기에 맞춰 잔금을 납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H 충북본부 관계자는 “토지대금의 잔금 납부일이 경과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독촉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업체들이 중도금은 대부분 완납했고 잔금 일부만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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